Malaysia
말레이시아에 대한 필자의 인식은 2003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전자제품 공장이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도 많은 세계 유명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제품을 생산해오고 있으며 인텔도 말레이시아에서 CPU를 일부 생산하고 있다-예전에는 말레이시아 공장이 최대규모였었다.
그래서 쿠알라룸푸르의 전자상가에 가면 혹시 최신 전자제품을 싸게 살 수 있지도 않을까 생각했다.
쿠알라룸푸르 시내는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다.
지도를 따라 걷다보면 길이 끊어져있기 일쑤고 차들이 씽씽 달리는 도로를 건너야하는 경우도 왕왕발생한다.
주요거점들은 모노레일들이 이어주지만 걸어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필자 같은 사람들에겐 아무래도 불친절한 도시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임에도 불구하고 리틀인디아와 차이나타운의 영향력이 커서인지 이슬람 색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이렇게 힌두사원이 눈에 더 띈다.



쿠알라룸푸르 시내는 세련된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새로이 지어진 건물들에 고급상가들이 들어서 대도시다운 면모를 보인다.
반면 그다지 정감은 가지 않는 그냥 대도시라는 느낌 뿐이다.
전자상가를 찾아가 보았다.
싱가폴의 대형 전자상가와 거의 비슷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고 최신 상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가격은 싱가폴보다도 그다지 싸지 않은 수준이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저렴한 편이다-유행이 지난 구 모델의 제품은 일본이 훨씬 저렴하지만...
인터넷의 가격비교 시스템과 오픈마켓등이 활성화 된 덕분에 저렴하게 전자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한 덕분이다.
아이폰을 팔고 있길래 가격이 얼마인지 물어보았다.
'아이폰'이란 단어를 못 알아 듣는다.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아~ 아이푼'이란다.
말레이시아는 'phone'을 '푼'이라 읽는가보다.
'그래 아이폰'이라고 하니깐 '아니 아이푼'이란다.
그러면서 내 발음이 우습단다.
허허... 외눈박이 나라에선 두눈박힌 놈이 병신된다더니...
말레이시아 시내에는 전자상가가 많이 눈에 뜬다.
하지만 몇 군데를 돌아봐도 좀처럼 저렴한 가게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하긴 우리나라에서도 정확한 정보 없이 용산에서 물건 사면 바가지 쓰기 십상이니...
어차피 쿠알라룸푸르에 여행하러 온건 아니다.
단지 싱가폴에서 바로 가는 버스가 있고 태국까지 그냥 지나쳐가기 위해 들른 곳이니...
싱가폴과 쿠알라름푸르를 잇는 버스는 두어시간에 한 번 꼴로 있다.
도로는 잘 뚫려있어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국경에서 잠시 짐을 들고 내려 간단한 검역과 세관 통관을 거치면 되기 때문에 이동이 무척 편리한 편이다.
열차도 있지만 버스가 빈도가 높고 오히려 편하다.
육로로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는 경우 약간이나마 미리 싱가폴에서 말레이시아 통화를 환전해 가는 것이 말레이시아에 도착했을 때 곤란한 점을 덜어준다.
만약 쇼핑을 위해 싱가폴에 들렀다면, 면세를 받고 싶다면 필히 항공이동을 해야한다.
국경에서는 세금환급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말레이시아까지 왔는데 그냥 가려니 아쉽다.
그래서 물색한 곳이 페낭.
거리상으로 태국으로 가는 도중 하루 쉬어가기에 적당한 곳이다.
게다가 쿠알라룸푸르에서 페낭까지는 밤기차로 이동하기 딱 좋은 거리.
말레이시아 철도도 인터넷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http://www.ktmb.com.my/)
밤기차는 좌석과 침대칸으로 운영되며 각각 세등급으로 나뉜다.
가장 낮은 등급의 침대칸은 방으로 나뉜 것이 아니라 복도 양편으로 2층침대가 늘어서 있는데 커텐만으로 개인의 공간이 나뉜다.
보안이 다소 불안한 편이고 에어콘 바람이 워낙에 세게 나와 더운 낮에 돌아다니던 차림으로 그대로 밤기차를 타면 감기 걸리기 딱 좋다.
열차 내부는 무척 깨끗하고 쾌적한 편이다.
페낭에 가까운 열차역은 Butterworth.
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페낭으로 가는 페리터미널이 나온다.
버스로 이동한다면 다리를 건너지만 열차를 이용한다면 페리를 이용하는 편이 낫겠다.
요금도 RM0.6정도로 저렴한데 재미있는 것은 페낭 섬으로 들어갈 때만 요금을 받고 나올때는 페리가 무료라는 것이다.
새벽 5시도 되지 않아 깜깜하고, 잠이 덜깨어 얼떨떨하다.
페리가 페낭에 도착하자 어슴푸레 동이 터오기 시작한다.


페낭의 중심가에는 리틀인디아와 차이나타운이 맞붙어있다.
이 곳에 숙소를 잡고 밤 이동으로 덜풀린 피로를 풀었다.
어디선가 들은듯 하여 페낭으로 오긴 했지만 딱히 무엇을 봐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다.

간밤에 에어콘 바람 때문에 감기가 들었는지 기운이 없다.
숙소에서 뒹굴다가 책에서 찍어둔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거리를 거닐었다.
페낭에서는 이슬람의 모스크를 많이 만날 수 있고 이슬람의 분위기도 많이 느낄 수 있지만 숙소가 리틀인디아와 차이나타운의 경계에 위치해 있어 싱가폴과 같은 느낌이 많았다.
한 낮에는 강렬한 햇살이 진한 콘트라스트를 만들어 내어 파란 하늘과 하얀 모스크들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래도 페낭으로 왔으니 관광도 조금은 즐겨야겠다.
쿠알라름푸르의 호스텔에서 가져온 페낭 관련 안내 팜플렛에서 갈 곳을 찾아보았다.
먼저 고른 곳은 페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페낭 힐.
로프열차를 이용해 산꼭데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런데 로프열차 정류소까지 가는데만도 버스로 한시간...
게스트하우스 프론트에 문의하자 버스노선과 어디서 탈 수 있는지를 상세히 알려준다.

페낭 힐의 로프열차는 홍콩의 빅토리아 피크로 올라가는 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홍콩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지라 약간은 시들해진 기분...






정상에서는 페낭을 내려다볼 수 있었고 공원 옆에는 힌두 사원과 이슬람 사원이 있다.
근데 하필 올라오자 구름이 끼고 빗방울도 돋아 구경하러 돌아다니기 좋은 상황이 아니다.
대신 마침 식사시간이라 페낭의 대표적인 지역 요리인 락사를 맛보았다.
우리나라의 어탕국수와 비슷한데 어탕국수는 민물고기로 만들어도 담백했던 반면 여기의 락사는 비릿한 맛 때문에 그다지 썩 당기지 않는다.







저녁에는 구르니 드라이브로 향했다.
저녁마다 야시장이 들어서 먹을 거리가 많다는 이야기에...
야시장은 길가에서 보이지 않고 바닷가로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페낭에서 딱히 남은 기억은 없다.
그저 숙소 근처에서 저렴하고 맛있는 요리들을 많이 맛보았다는 것 밖에...
그래도 중국부터 인도까지 다양한 아시아 요리들을 쉽고 저렴하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한 식당안에 서로 다른 메뉴를 제공하는 여러 점포가 있는 푸드스톨은 저렴하고 맛있어서 자주 애용하였고 저녁이면 길가에 늘어서는 노점상들도 괜찮은 곳이 꽤 많다.
완탕면과 새우탕면인 호키엔 미(Hokien mee)는 매일 한 번씩은 먹었던 것 같고 볶음면인 차퀘이토우(Char kway teow) 역시 빠질 수 없는 별미다.
대신 무슬림인 말레이시아라 그런지 맥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무척 비싼 것은 다소 불만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