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Bungy
번지점프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성년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래서인지 오리지널 번지점프도 뉴질랜드에서 시작되었다.
최초의 번지점프가 뉴질랜드에서 시행된 것은 아니다.
그 전부터 몇몇 학생들이 발목에 고무줄을 묶고 건물 위에서 뛰어내리는 정신나간(?) 짓을 해왔고 A.J. Hackett이란 사람이 좀 더 체계화 시켜 에펠탑에서 뛰어내리면서 번지점프라는 신종 스포츠가 탄생한 것이다.
그 후 퀸즈타운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카와라우 다리는 번지점프를 위한 장소로 거듭나 1988년 부터 번지점프가 상업화 되었다.
그래서 카와라우의 번지점프가 오리지널 번지점프가 된 것이다.


퀸즈타운에 가면 세가지의 유명한 번지 점프가 있다.
하나는 오리지널 번지점프, 두번째는 퀸즈타운 바로 뒤에 위치한 산의 400미터 높이 점프대에서 뛰어내리는 릿지 어번 스윙, 마지막은 네비스라는 곳에서 계곡 사이 가운데 지점까지 케이블 카로 이동한 뒤 점프하여 계곡 사이에서 흔들리는 하이와이어 번지이다.
모두 가격이 만만찮아 각각 NZ$150씩 하는데 세가지를 모두 할 경우 NZ$350라는 저렴한(?) 가격에 할 수 있다. --;
NZ$150에는 시내에서 카와라우 다리까지의 왕복 버스, 오리지널 번지 티셔츠의 가격이 포함되어있다.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은 고작 43미터(?)를 뛰어내리는 번지점프가 시시해서 캐년스윙 등을 선호하지만 필자는 이번이 처음...
게다가 오리지널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왔기 때문에 다른 것은 그다지 흥미가 가지 않는다.-결정적으로 주머니가 가볍다 ^^;

시내의 번지센터에서 투어 신청을 하면 세시간 간격으로 센터에서 버스가 출발한다.
미국에서 온 나이 지긋해보이는 아저씨는 나보고 긴장되냐고 물어보면서 숨을 깊게 몰아쉬며 약간 상기된 표정이다.
버스를 막상 타고보니 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역시 시사한걸까?
약 20여분을 달리자 카와라우 다리가 보인다.


그곳은 이젠 번지점프만을 위한 곳이 되었다.
아예 번지센터가 만들어져 기념관을 지어버렸다.
개별적으로 카와라우 다리에 온 사람들도 번지점프를 하는 가격은 NZ$150으로 동일하다.
버스값 빼고 NZ$100에 안되겠니?
나이는 10세 이상, 94세 이하로 제한되어 있으며 몸무게는 35kg이상, 235kg이하로 제한되어 있다.
그러니깐 어린이 빼고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말인것 같다.

옆의 관람석에서는 점프를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눈이 너무 많다.
그러나 막상 점프대에 올라서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것 같다.
여기가 번지점프대.
뛰어내린 뒤엔 아래의 보트에서 받아 내려준다.
금발의 아가씨에게만 눈길 주지 마시고 그 앞의 점프대를 봐주시길...

강물에서 다리까지의 높이는 43m.
꽤나 높다.
가장 높은 번지점프대는 아프리카 빅토리아 폭포 가까이에 있는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에 있는 다리에 있다고 한다.
거기서 꼭 번지 점프를 해라고 추천하던데...


이 아저씨는 자세가 영~ 아니다.
다리 위에서 강물을 내려다 볼때는 그저 그런 높이로 보였다.
필자가 일하던 곳이 조선소가 되어서 그런지 익숙한 높이다.
-배의 높이가 대부분 30m는 넘어간다. 그런 배 위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바닥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흔들거리는 다리를 건너야한다. 조선소에서 일하려면 담이 좋아야한다.
앞서 버스를 같이 기다리던 미국인 아저씨는 막상 점프대에 올라서자 언제 그랬냐는 듯 한번에 뛰어내린다.
내 앞의 중년의 여성분도 망설임 없이 뛰어내린다.
모두들 너무 잘 뛰어내린다.
나도 한번에 뛰어내리지 못하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막상 차례가 되어서 발목에 번지줄을 매달고 점프대에 올라서니 이야기가 다르다.
바로 발끝 아래 시퍼런 강물이 흐르고 거기로 뛰어내린다 생각하니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짜릿짜릿해져온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때를 되새기면 온몸이 짜릿하다.
조교가 저기 카메라가 있다고 가리키자 그곳을 보며 손을 흔들어 웃어보였지만 실은 그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조교는 숨쉴틈도 없이 일사천리로 몰아친다.
"Are you ready? Let's go! 5, 4, 3, 2..."
그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이걸 한번에 뛰어내리지 못하면 쪽팔릴텐데...'
'만약 한번에 못 뛰어내리면 계속해서 주춤하게 될테지?'
'그래 눈 딱 감고 그냥 뛰어내리자'
"... 1 Bungy!"
그렇게 날아 올랐다.

처음엔 익숙한 점프할때의 느낌이었다.
그러나 약 1초 정도가 지났을 때려냐? 이게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는 계속 떨어져 내리고 있었고 강물은 계속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부터 소리가 입에서 저절로 터져 나왔다.
"우워어어~"
줄을 세팅할 때 물에 닿겠냐고 물어봤는데 닿지 않겠다고 하자 150달러나 내고 그걸 안하냐고 한다.
그러나 두번 물어보진 않는다. 오로지 고객이 원하는 대로만 해주겠다는 것이다.
강물에 닿지 않는 세팅은 상당히 여유를 두고 있어서인지 강물이 아직도 저만치 아래에 있는데 낙하 속도가 화악 줄어들더니 다시 끌어올려졌다.
두어번을 그렇게 끌어올려졌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다 보트에 내려앉았다.
처음의 낙하 후에는 거의 정신이 없었다.
보트에 내려앉아 끈을 풀르고 누워있자니 하늘이 아직도 핑핑 돈다.
온몸에 아드레날린이 넘쳐나는 기분이다.
내 뒤에 또다른 한국인 학생이 점프대에 올라섰는데 이 친구는 통 뛰어내리지를 못한다.
너댓번을 망설이다 결국 조교에게 부탁해 밀려 내려왔다.
그 이후론 한번에 뛰어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카운터로 돌아가자 번지점프 인증서와 오리지널 티셔츠가 주어지고 사진과 DVD를 구입하는 옵션을 선택한다.
비디오까지는 과한것 같고 사진만 구입하였다.
NZ$45인 것을 YHA멤버 할인받아 반값으로...
사진을 구입할 경우 A.J. Hackett 홈페이지에서 원본을 다운로드 할 수 있다.
필자의 번지점프 사진은 그 곳에서 다운 받은 것이다.
아프리카의 가장 높은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번지점프를 해볼지는 아직 모르겠다.
번지점프는 한번으로도 충분히 짜릿한 경험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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