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 Kong City

1992에 출간된 '태평양의 악몽'이란 소설이 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며 발생할 정치적 경제적 혼란으로 인해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는 설정.
실제로 반환 직전 홍콩 시민들은 상당수 공황에 빠지기도 했었다.
중국 반환 후 10년.
우려했던 일은 기우에 그쳤고 반환 이후 홍콩은 중국의 경제 창구로서 영국에 조차되었을 때 보다도 더욱 활발하고 세련되어진 것 같다.





1995년 오시이 마모루作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공간적 배경은 홍콩을 모델로 했다.
작품 속의 좁고 낡은 아파트들이 빽빽히 늘어서고 화려한 고층빌딩들과 빈민가가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도시는 여타 SF의 미래도시보다 훨씬 현실적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홍콩에서 영화속의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다.
1998년 새로이 개장한 공항은 시내로부터 먼 덕분에 건물에 닿을듯 낮게 나는 비행기들은 더 이상 볼 수 없고 오래된 건물들은 재건축의 붐을 타고 초고층 빌딩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차이나 마피아들로 인해 목숨걸고 다녀야한다는 구룡반도 이야기는 이미 먼 옛날 이야기고 관광지로서 홍콩의 치안은 믿을만하다.



인도와 네팔, 스리랑카를 두달가까이 여행하다가 홍콩으로 가려니 숙소예약부터 막막하다.
하루에 5000원짜리 싱글룸에서 묵다가 20000원짜리 도미토리에 묵어야하니 괜히 바가지 쓰는 기분이다.
그나마도 크리스마스 특수로 인해 방 구하기도 힘들다.
그래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습의 대도시를 보니 문명세계로 돌아온(?)듯한 안도감이 든다.





홍콩의 세계 제1의 인구밀도를 자랑한다.
홍콩에서의 첫날 묵은 호텔의 싱글룸은 침대 하나로 방이 꽉 차버리는 정말 캡슐호텔 다음으로 작은 초미니 룸이었다.
그 안에 갖출건 다 갖춰뒀으니 불만은 없지만서도 일본 호텔방보다 작은 방은 정말 처음이다.
이렇게 높은 인구 밀도를 자랑하는 홍콩섬에는 산허리까지도 건물들이 빽빽히 들어서있고, 새 건물들과 재건축 되는 건물들은 기본이 4~50층은 되어보이는 고층건물들이다.







이렇게 빽빽한 홍콩섬의, 그것도 비지니스센터의 한가운데 공원이 있다.
빌딩바다 속의 섬과도 같은 홍콩공원은 주위의 세련된 디자인의 고층건물들과 어울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규모 면에서는 비교도 할 수 없지만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홍콩여행은 뭐니뭐니해도 쇼핑과 음식을 빼놓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공항의 여행자 안내소에서 배부하는 안내책자들도 쇼핑가와 식당가의 소개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지도에는 쇼핑 아케이드와 식당가가 진한 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고급 상점가에서는 명품들이 손짓하고 거리의 시장에서는 저렴한 상품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홍콩이 자유무역지역이라 관세가 없다고 하지만 그리 저렴한 동네는 아니다.
세일 기간을 잘 파악하고 가야 명품들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전자제품도 전문 상가를 찾아야 그나마 우리나라보다 조금 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시장의 노점상에서는 무조건 가격을 깎고 봐야한다. 말 잘하면 절반 정도 깎는건 일도 아니다.
아무리 잘사는 홍콩이라해도 근본은 역시 중국이다. ^^;







홍콩엔 중국 요리뿐 아니라 일식, 한식, 동남아 요리들도 거리 곳곳에 있어 그 못지 않게 많은 수를 자랑하는 외국 체인레스토랑들, 페스트푸드점, 커피체인점들에겐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홍콩에 왔으니 홍콩요리를 즐겨야하지 않겠는가?
차, 딤섬, 계란타르트, 완당면 같은 가벼운 간식거리부터 전세계의 갖가지 요리들을 찾아 먹는 것만도 행복한 여행이다.
가이드북에 나오는 맛집들은 비싸서 부담이 된다면 과감히 한 골목 벗어나 현지인들에게 인기있는 식당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야시장의 노천식당도 맛있는 집이 많지만 그들이 쌀 것이란 편견은 가지면 안된다.
유명한 가게는 줄을서서 1시간도 넘게 기다려야하는 경우도 있고 가격도 보통 그다지 저렴하지 않다.
템플 스트리트의 경우 대표적인 야시장이지만 시장이라기보다는 먹자판에 가깝다.





다만 아무리 영국에 조차되었던 홍콩이라 하더라도 생각보다 영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약간의 걸림돌이다.
젊은 사람들의 영어실력은 거의 모국어 수준지만 오래된 식당이나 노점상의 나이 있는 분들과는 영어로 소통하기가 힘들다.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영어가 되는 곳을 찾아 설명 듣고 흥정하다보니 아무래도 가격을 좀 더 쳐주게 된다.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조금 외진 곳이라도 걱정없이 다닐 수 있을것이고 훨씬 저렴하고 풍부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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