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in Indonesia

인도네시아는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섬나라다.
수마트라, 자바, 발리 섬에서 서 티모르까지 이어져있고 북쪽으로 칼리만탄 섬을 말레이시아와 공유하고 있다.
대륙으로부터 배로 이동하면 수마트라섬으로 들어가며 각 섬 사이에는 페리가 상시 운항하기 때문에 페리와 연계하여 섬 사이를 이어주는 장거리 버스가 운행한다.
수도인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에는 철도가 잘되어 있는 편이라 장거리 여행에는 열차가 편안하다.

현지 버스를 이용할때는 원하는 행선지로 바로 가는 직행인지를 잘 확인해야한다.
아마도 모든 버스들이 직행이라고 얼른 타라고 손짓 할것이다.
그러나 일단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버스가 아니면 의심하고 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덥고 불편한 좌석에 앉아 두배 이상의 시간이 걸려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끔찍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싼 버스들은 승객이 모두 차야 출발을 할 것이고 모든 도로와 마을을 샅샅이 훑어서 태우고 내리기를 반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큰 도시에서는 여행사들이 관광객들을 위한 미니버스를 운행하며 다소 비싸지만 짧은 거리로 빠르게 이어주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성수기에는 좌석 확보가 힘들기 때문에 일찍 알아봐야한다.

족자카르타에서 발리섬의 덴파사로 가는 미니버스를 예매하려고 했지만 사흘 전에도 이미 예약은 끝난 상태였다.
그런데 여행사와 숙소에 보니 직행버스 요금에 조금 더해 브로모화산 투어까지 하는 투어프로그램이 있는 것이다.
하루의 시간과 조금의 요금을 더 투자하면 커피농장 견학까지 할 수 있지만 시간상의 문제로 브로모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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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모 화산의 모습.
우기인데다 아침 안개때문에 화산을 볼 수 없었지만 잠시 구름과 안개가 걷혀 잠시나마 화산을 볼 수 있었다.

브로모까지 가는 길은 순조로웠다.
그러나 다음날의 이동은 고난의 연속.
애초에 계약을 했던 브로모->덴파사의 직행버스는 없었다.
당연히 미니버스로 이동을 할꺼라 생각했지만 연계투어사에서는 텐파사로 가는 버스라며 우리를 큰 버스에 태웠다.
그나마 에어콘이 나오는 버스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따지지 않았지만 그 버스는 중간에 우리를 또 다른 버스로 갈아태웠다.

다시 갈아 탄 버스는 완벽한 현지버스.
에어콘도 없고 좌석도 쿠션이 나빠서 조금 앉아있자니 엉덩이가 아파 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네시간이면 덴파사에 도착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5시간이 지나도 자바섬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섯시간이 지나서야 버스는 페리에 올라탔고 30분이면 발리섬에 도착할 거리를 바다위에서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 한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페리는 발리섬에 도착했다.

시간은 이미 9시.
이 추세대로라면 덴파사까지도 또 대여섯시간은 걸릴 것이다.
영락없이 버스에서 다음날 아침을 맞아야 할 듯...
그러나 이 날은 2007년 12월 31일.
2008년 아침을 버스에서 맞으라고?!?!

투어팀의 유럽 친구들 넷은 덴파사행을 포기하고 페리에서 내리자마자 근처에서 숙소를 잡아 New year파티를 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할까 고민하던 중 페리에서 고급 버스를 발견했다.
기사에게 물어보니 이 버스는 덴파사까지 직행으로 간다고...
때마침 자리도 네 자리가 비어서 요금만 지불하면 탈 수 있다고...
그래도 발리에서 가장 큰 덴파사에서 새해를 맞아야겠다고 생각한 나를 포함한 나머지 넷은 버스를 갈아타기로 했다.
버스는 직행임에도 불구하고 발리섬에서 또 네시간을 달렸다.
원치 않았지만 버스 안에서 2008년을 맞이하고 만 것이다.

사기꾼같은 여행사들에 속아서 고생만 죽어라 하고 원했던 새해맞이는 날려버렸다.
그나마 나는 여행사에 직접 예약을 해서 싸게라도 했지 일행중에는 내 가격의 세배를 지불하고 온 사람도 있다.
인도네시아 놈들도 인도 못지않게 지저분한 놈들이다.

덴파사에서 나와 요시히로라는 일본친구, 그리고 덴마크에서 온 한 커플은 또 갈라졌다.
후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덴파사에서 해변이 있는 쿠타까지의 도로 거의 1km구간이 주차장이 되어버렸다고...
게다가 숙소도 거의 만실이라 숙소 구하는데만도 한시간 넘게 걸어다녔다고 한다.
요시히로는 발리에 있는 친구가 사누르란 도시에 미리 홈스테이 숙소를 마련해둔 상태였고 나도 거기에 얹혀 묵었기 때문에 덕분에 숙소 걱정은 덜었다.
그나마 요시히로와 그의 친구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발리 여행은 끔찍한 기억만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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