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ling Alaska

알래스카 여행을 처음 준비하면서는 참으로 난감했다.
정보가 전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알래스카에 대한 이미지라면 눈덮힌 평원과 이글루, 에스키모밖에 없던지라 무엇을 보고 어떻게 다녀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필자 이상의 것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호시노 미치오라는 일본 작가가 있다.
알래스카의 매력에 빠져 알래스카에서 살며 많은 사진과 글들을 남겼고 그 중 '알래스카 바람과 같은 이야기'라는 책이 국내에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그 책을 읽어보니 그나마 알래스카에 대한 어렴풋한 이미지가 잡힌다.
그러나 십수년을 알래스카에서 살아간 작가와 잠시 스쳐가는 여행객 사이에는 큰 관점의 차이가 있을 터, 여행에 큰 도움이 되는 책은 아니다.

어쨌든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일년의 반이 겨울인 알래스카이지만 거꾸로 말하자면 일년의 절반은 겨울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겨울이 아닌 알래스카는 다른곳과 마찬가지로 꽃 피는 봄날이 있고 무더운 여름이 있고 수확의 가을이 지나 다시 겨울을 맞는 순환을 계속한다.
기나긴 겨울을 지나 생명들이 활동을 재개하는 알래스카의 여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설원의 알래스카 이상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알래스카를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역시 여름이며,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알래스카 여행은 알래스카의 생태를 보는 것이 주가 되겠다.







알래스카는 미국 본토에서 멀다.
알래스카의 중심인 페어뱅크스로부터는 뉴욕보다 한국이 더 가깝다.
냉전시절 소련 상공인 북극권의 항로를 이용하지 못하던 때는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가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앵커리지에서 한 번 연료보충을 했었다.
덕분에 앵커리지 공항에는 대한항공과 일본항공(JAL)의 사무소가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제는 항공편으로 앵커리지로 가기 위해서 오히려 시애틀에서 알래스카항공으로 갈아타야한다.
간혹 여름에는 특별편으로 앵커리지 직항이 생기기도 하니 여름시즌에 알래스카로 가기 위해서는 직항편을 잘 체크해 볼 일이다.

필자는 세계일주 항공권을 사용해 댈러스에서 앵커리지로 장장 5시간의 비행을 했다.
그러나 우리의 짠돌이 AA는 국내선이라는 이유로 5시간 내내 음료서비스 하나로 끝을 봤다.
물론 배고프면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를 '구'입'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잘 알았기에 탑승 전 햄버거 하나를 사들고 탔다.
물론 액체의 기내 반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음료는 기내 서비스로 해결하고...







앵커리지로 가는 길에는 만년설과 빙하들로 뒤덮힌 국립공원등을 볼 수 있다.
눈 아래에 펼쳐진 설산들을 보고있자니 알래스카가 가까워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알래스카에서 눈을 찾기란 힘들었다.
역시 알래스카라도 여름은 덥다.



항로는 동에서 서로 이동하기 때문에 해를 쫓아간다.
그러다 보니 비행 내내 하늘 색이 같다.
그러나 비행기가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 경임에도 바깥은 환하다.
이제 어둑해지는 저녁 7시경의 하늘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백야권에 접어드는 것이다.
그래도 남쪽에 위치한 앵커리지에는 밤이 있지만 완전히 깜깜하진 않고 그나마도 그리 길지 않다.
이로부터 알래스카 내륙을 여행하는 대략 일주일간은 밤을 잊고 살게 된다.



이 사진을 찍은 시간이 밤 10시라니깐? --;



알래스카 여행에는 돈이 많이 든다.
숙박시설이 대부분 식사와 투어를 포함한 롯지 형태로 제공되고 있어 저렴한 숙소를 찾기란 힘들다.
그나마도 여름 성수기에는 자리가 없어서 못 잘 정도다.
물론 호스텔 형태의 저렴한 숙소도 도시마다 하나 정도씩 존재하지만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라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방에서 자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호스텔에서는 정식 건물이 아닌 텐트를 지어두고 숙박객을 받기도 하는데 필자의 경우 알래스카 내륙에서의 열흘간의 일정 중 5박을 텐트에서 보냈다.
차라리 동행을 두엇 구할 수 있다면 텐트를 메고 다니면서 숙박을 하는 것이 낫다.
곳곳에 캠프사이트가 있고 일인당 $10 수준의 비용이면 샤워와 취사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예약의 압박도 덜고 비용의 부담도 덜 수 있다.





물가 또한 비싸다.
식당에서 사 먹는 것은 비싸기도 비싸거니와 식당을 찾으려면 멀리까지 차를 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대개 호스텔의 주방에서 취사를 하는데 식자재의 가격이 미국 본토에 비해 두배에서 네배까지 비싸다.
그러니 돈 없는 사람은 알래스카를 여행하려면 아예 먹을것까지 함께 메고 다녀야한다.
혼자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남자 장정 세 명 정도면 큰 배낭에 짐 꾸려 다니는 것을 고려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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