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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25 Crossing border (2)

Crossing border

중앙아메리카에서 관심을 가진 곳은 애초에 파나마운하 하나였다.-멕시코는 지리상으로 중앙아메리카에 있지만 정치, 경제상으로는 거의 북아메리카로 분류된다.
그러나 중앙아메리카 맨 아래쪽까지 와서 멕시코로 바로 날아가자니 뭔가 허전하기도 하다.
그래서 딱히 여행을 하진 않더라도 중앙아메리카를 질러서 종단정도는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파나마 - 코스타리카 - 온두라스 - 니카라과 - 과테말라 - 멕시코로 이어지는 최단 루트를 생각했다.
중미에도 티카부스(Tica Bus)라는 국제버스 시스템이 잘되어있다는 말을 들어서 나쁘지 않을것 같았다.
그러나 이게 웬걸...
파나마시티 - 산호세(코스타리카) 버스를 타보니 이건 남미의 버스와는 완전히 다르다.







파나마시티의 버스터미널.
국제버스를 이용하는 플랫폼은 5센트짜리 동전을 넣어야 들어갈 수 있다.

남미에서는 그래도 돈을 조금 더 들이면 2층버스에 식사가 제공되고 비행기 일등석과 맞먹는 공간을 가진 편안한 좌석이 있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이런 버스라면 열 몇시간을 버스여행을 하더라도 그리 피곤하지 않다.
그러나 중미의 버스는 좌석이 비행기 이코노미 좌석 정도-어쩜 그것보다도 더 작은 공간밖에 안된다.
몸을 뒤척이기도 힘든 좌석에서 열 몇시간동안 버스를 탄다는 것은 고역이다.
물론 식사같은건 애초에 생각할 수 없다.
여행을 하자면 고생을 안할 수 없지만 굳이 고생하려고 여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파나마-코스타리카간의 버스-Panaline

그리고 더 큰 문제가 남아있다.
바로 국경을 넘는 것이다.
입국심사소가 문을 여는 시간에 버스가 도착하도록 하다보니 버스가 너무 늦게 출발하거나 너무 일찍 출발한다.
그래서 시간 관리가 애매하다.
저녁 7~8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오전 10시쯤 도착하면 뭘해도 할텐데 밤 11시에 출발해서 오후 2~3시에 도착한다.
다음날 하루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파나마의 출국심사소와 코스타리카로 넘어가는 길.

새벽이른시간에 파나마의 출국심사소에 도착했다.
비몽사몽간에 버스에서 내리니 자기 짐을 모두 들고 나가야 한다.
여기서 짐 검사를 한 번 한다.
그리고 짐은 다시 싣고 승객들은 걸어서 코스타리카 국경을 넘어야 한다.

코스타리카 입국심사소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심사관들은 이미 출근해서 자리에 앉아있지만 수십명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정시 전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30여분을 기다려서 입국스템프를 받고 닭장(?)으로 들어간다.
창살로 격리된 거기서 짐검사를 한 번 더 받는다.
국경에서 보낸 시간만 한시간 반, 거의 두시간이 걸렸다.
버스에서 내렸다가 걸었다가 짐을 풀고 싸길 두번이나 하니 사람이 지친다.
짜증나서 도저히 못해먹겠다.

코스타리카에서 니카라과까지는 한번에 연결하는 Executive버스가 있지만 이건 새벽 2시에 출발한다.
중미의 버스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시스템이다.
처음엔 이 버스라도 이용해보려고 예약을 시도 했지만 원하는 날짜에 좌석이 없어서 예약을 못하고 차라리 잘됐다 싶어서 과테말라까지 가는 비행기를 끊어버렸다.
공항의 출입국 심사처럼 간단하고 속편한 것도 없다.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로 갈때는 여러 루트가 있지만 중요한 마야 유적인 티칼(과테말라)과 팔렌케(멕시코)를 잇는 루트가 인기있다.



티칼에서 멕시코 국경까지 20인승 버스로 이동한다.
도로가 포장이 되어있지 않고 좌석도 낡고 부서져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새벽 5시경에 출발하다보니 모두들 지쳐서 잠들어있다.







과테말라 출국심사소를 지나서는 보트를 타고 멕시코 국경까지 간다.
꽤 빠른 보트지만 거의 30분이 걸려서 멕시코 국경에 도착했다.







국경에서 입국심사소까지 걸어 간 다음 멕시코 입국심사소를 거쳐 12인승 승합차를 타고 팔렌케까지 간다.

그럼 국경을 넘을때만 그렇게 까다로울까?
중미는 전체적으로 정세가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하다.
마약상, 게릴라 등 위협요소가 많다보니 이동에 제약을 많이 가하는가보다.

과테말라시티에서 티칼로 가는 버스는 국내 이동인데도 중간에 한 번 내려서 짐검사를 받아야 했다.
멕시코 국경에서 팔렌케로 가는 버스는 세시간 동안 이동하면서 두 번 짐검사를 받았다.
팔렌케에서 칸쿤으로 가는 버스도 비가 장대처럼 내리는 한밤중에 내려 한 번 짐검사를 받았다.
버스 이동은 짜증투성이다.
중미에서 야간 버스로 이동하면 편하게 잘 수 없다.
최소 두번은 버스에서 모두 내려 자기 짐을 풀어 보이고 다시 싸야한다.
아무튼 중미를 여행할때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한다.

이제 국경 통과의 최대 난관이라 여겨진 멕시코-미국 국경을 통과한다.
리오그란데강은 미국 밀입국 경로로 유명하다.
하루에도 1만명이 리오그란데강을 건너 미국으로 밀입국한다고...
멕시코에서는 경찰관들이 동양인을 보면 시비를 많이 건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멕시코로 밀입국 한 다음 또 미국으로 밀입국한다고...
비단 중국인 뿐만은 아니겠지만...
그래서 막연히 리오그란데 강을 낀 멕시코-미국 국경은 넘어가기 까다로울 것 같아 꼭 체험해보고 싶었다.
대기업 과장급 직원 비자 발급하는데도 짜증날 정도로 깐깐하게 군 미국이 국경통과때는 얼마나 더 까다로울지 기대가 되었다.

미국 텍사스주의 엘파소와 접하고 있는 멕시코 도시는 후아레스(Ciudad Huarez).
멕시코시티에서 비행기로 약 세시간 걸려 도착했다.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런 정보가 없어 무작정 공항 앞에서 시내로 가는 치킨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다.
무작정 걷다가 택시를 발견하고 엘파소 시내까지 얼마냐고 물어보니 27달러를 부른다.
그런데 국경까지는 5달러라고 한다.
일단 국경까지 가자고하고 택시를 탔는데 얼마 가지 않아 다리 앞에서 내려준다.
미터기로 찍으면 2달러면 충분하겠구만.
멕시코놈들 순 날강도들...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는 다리는 통행료가 있다.
사람이 걸어서 건너면 30센트, 차량은 21달러부터 39달러까지 차종에 다라 다르다.
차량의 검문 검색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차들이 주욱 밀려있다.











여기가 그 유명한 리오그란데 강.
의외로 폭이 좁고 유량도 얼마 되지 않은 개천같은 강이다.
강을 따라 철책이 쳐져있지만 이 정도면 쉽게 넘어갈 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밀입국 경로로 유명한 것인가?



옆을 보니 트롤리가 있다.
나중에 알아보니 미국과 멕시코를 넘나드는 국경통과 전용 트롤리다.
이런게 있는줄 알았으면 편하게 버스타고 가는건데 괜히 무거운 짐 지고 뙤약볕 아래를 걸었다.

다리를 건너니 미국 입국관리소가 나온다.
이후는 사진을 못찍게 해서 찍었던 사진들도 모조리 지워야했다.
미국 입국이 처음인 사람은 먼저 보이는 입국심사소에서 입국심사를 받고 지문날인하고 사진까지 찍고 입국허가증(?)을 받아야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미 마이애미에서 비행기 갈아타며 입국허가증을 받았기 때문에 그냥 바로 입국관리소로 갔다.
여권 보고, 비자 보고, 입국허가증 보더니 여행이냐며 묻는다.
"Yes."
딱 한마디 하고 바로 통과했다.
그리고 옆으로 가서 짐을 X-ray검사해야한다고 알려준다.
기기위에 짐들을 올리고 형식적이다시피 한번 통과시키자 'Thank you. Welcome to US'하며 통과시켜준다.
하~ 허탈할 정도로 까다로운 절차 없이 쉽게 통과해버렸다.
비자 받을때 한국말 하는 대사관 직원들-그들은 분명 한국인이 아닐꺼다-은 그렇게 까탈스럽게 굴었는데 국경 직원들은 하나같이 부드럽고 친절하다.
중미에서 국경통과할때랑 비교하면 이건 장난이다.



'텍사스로 어여와요. 텍사스 길은 운전하기 좋아요.'
팻말이 보인다.
아~ 이제 스페인어에서 탈출인가? 이제 영어하면 되는거지?
하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멕시코 접경도시.
하루에도 수백 수천명의 멕시코인들이 넘나드는 도시다.
분명 미국 도시 엘파소임에도 거리엔 온통 스페인어만 들린다.
하다못해 햄버거가게에서도 주문 나오면 영어 한번, 스페인어 한번 두번을 방송한다.
아~ 이젠 스페인어에서 벗어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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