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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0 Torres del Paine
  2. 2007/05/10 Punta Arenas
  3. 2007/05/10 Vina del Mar
  4. 2007/05/10 Santiago de Chile

Torres del Paine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는 영어로 옮기자면 Tower of Paine 즉 파이네의 탑이라는 뜻이다.
2000미터 이상의 고봉들이 즐비하여 그 이름을 유추해내기 어렵지 않다.
빙하의 침식으로 생긴 복잡한 형상들의 봉우리들이 장관을 연출하며 빙하에 의해 생성된 에메랄드빛의 호수들이 빛난다.
또한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라 야생동물들도 쉽사리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대가 높은 편이라 기온이 낮고 고봉에는 만년설이 덮혀있어 무척 춥게 느껴진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으로의 투어는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출발한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량 소요되며 중간에 비포장 도로가 많아 도로사정에 따라 소요시간은 유동적이다.
구성원 중 스페인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는데 가이드는 동일한 시간을 할애해 영어와 스페인어로 두 번 설명해주는 정성을 보였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투어 가이드들의 프로정신은 정말 만족스럽다.
가격대비 만족도에서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투어에 참가한 것에 불만을 느낀 적은 한번도 없었다.



남아메리카의 남단에 가까운 만큼 겨울에 접어들면서 낮이 많이 짧아 졌다.
7시 30분에 투어가 출발하는데도 이렇게 어스름이 깔려있다.













토레스 델 파이네로 가는 길이 멀다보니 가는 도중에 밀로돈의 동굴이라는 곳에 들르게 되었다.
높이 30미터, 폭 80미터, 길이 20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동굴인데 여기서 밀로돈이라는 동물이 미이라 형태로 발견되어 과학적 가치가 높게 매겨진 동굴이다.
여기서는 현재의 곰과도 비슷하게 생긴 밀로돈과 여러 고대 포유동물들이 살았던 흔적 이외에도 인류의 흔적까지도 발견이 되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박물관에는 털조각 일부분만이 진품으로 보관되어 있고 나머지 원형은 영국 자연사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밀로돈의 동굴을 지나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한 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 들어선다.
투어에 18000페소를 지불했는데 그것은 단지 차량이동과 가이드에 대한 비용만 포함된 것이었다.
밀로돈 동굴 입장료가 3000페소,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입장료가 15000페소 별도로 들었다.























국립공원 내에는 많은 야생동물들이 돌아다닌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은 라마.
무리를 지어서 다니기 때문에 한번에 많은 수를 볼 수 있으며 사람이 다가가면 도망가긴 하지만 그리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다.
이날은 이외에도 에뮤, 여우등도 만날 수 있었다.



















또레스 델 파이네 공원에서 가장 큰 폭포인 살타 그란데.
말 그대로 큰 폭포란 뜻이다.
그다지 큰 규모의 폭포는 아니지만 만년설이 녹은 물이 이렇게 큰 줄기를 이루어 세차게 흐르는 모습은 이색적이다.









국립공원 내에서는 많은 여행객들이 트레킹을 한다.
단, 호텔은 있지만 산장같은 롯지는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보통 텐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캠핑을 하게 된다.
3박4일 정도의 식량과 캠핑 장비등을 메고 다니고, 따뜻한 숙소도 아닌 캠프 사이트에서 텐트를 치고 자는 것은 거의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그나마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더더욱 힘들어진다. 여름에 접어들어 가을초까지가 최적기.
혼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 최소 세 명 정도는 그룹을 이루어야 시도해 볼만 하다.
그래도 당일투어로는 기상이 좋지 않은 경우 제대로 구경도 하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생기지만, 여러 날 묵으면서 돌아다니면 그만큼 완벽에 가까운 장관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날 기상이 그다지 좋지 않아 몇몇 봉우리들은 보지 못했다.
오후에는 급기야 눈보라가 몰아치기까지 했다.

















호수는 빙하의 침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rock flour가 녹아 물빛이 에메랄드 빛이다.
이미 뉴질랜드에서 에메랄드 빛 호수를 봐버렸기 때문에 감흥이 새롭진 않다.
그러나 토레스 델 파이네에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으니...
바로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얼음덩어리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호수의 이름은 라고 그레이.
물빛이 회색으로 보인다 하여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바로 코앞에서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호숫가 가까이까지 떠내려온 빙하조각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있듯 물 밖으로 보이는 부분은 저렇지만 저 아래로는 더 큰 덩어리가 있다.
저 빙하조각은 떠있는 것이 아니라 호수 바닥에 얹혀있는 것이다.



액정이 돌아가는 캠코더로 찍다보니 셀프샷도 해본다 ^^;





간혹 빙하조각으로부터도 작은 얼음 조각이 떨어져나와 호숫가에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작은 얼음조각은 이렇게 투명한데 저 큰 빙하조각은 저렇게 옥빛을 띄고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호수 물빛이 마치 시멘트를 풀어놓은 듯 회색빛이라 얼음을 먹어볼 생각은 못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돌아온 시간은 오후 6시.
7시나 되어야 돌아올꺼라는 말과는 달리 조금 짧아졌다.
눈보라 때문에 걸어서 돌아다닌 시간이 좀 짧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6시 30분 버스를 타고 푼타아레나스로 돌아왔는데 갈때와 올때 버스회사가 달랐다.
갈때는 Pullman계열이고 돌아올때는 Turbus계열인데 돌아올 때 이용한 버스편이 가격은 더 비싸면서 차량의 상태나 서비스는 조금 더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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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nta Arenas

한국에서 보낸 카메라는 4일만에 도착할꺼라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4일째에 통관절차를 맞이하게 되었다.
지구를 반바퀴 돌아 오는 것이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여하튼 주말이 겹쳐서 카메라를 받는 것이 최소 사흘은 더 걸리게 되었고, 예정을 바꿔 남부 파타고니아를 갔다가 산티아고로 돌아오기로 했다.

남부 파타고니아는 안데스 산맥의 끝자락과 피요르드 지형이 만나 남아메리카의 알프스라 불리는 곳이다.
애초에 트래킹을 하려면 이 곳에서 했어야 했다.
그러나 미처 남부파타고니아에 대해 잘 몰랐고 그래서 엉뚱하게도 남아메리카 최남단의 마을이라는 것 이외에 별 의미없는 우수아이아에만 매달렸었다.
나중에 가이드북에서도 확인했지만 배낭여행객들도 우수아이아에서 하는 것이라곤 매일밤 맥주파티를 여는 것 이외에는 별 것 없었다.
오히려 칠레의 최남단 도시인 푼타아레나스가 남극여행 및 팽귄여행, 트레킹의 중심지가 되는 곳이었다.
어쨌든 총 4일의 여정을 계획하여 푼타아레나스로 향했다.

푼타아레나스는 칠레 최남단 도시에 해당하는 만큼 산티아고에서 상당히 멀기 때문에 비행편이 대부분 푸에르토 몬트를 경유해서 간다.
세계일주 항공권을 끊을 당시 예정일을 대충 정해서 스케줄을 만들자 산티아고-푼타아레나스가 1 stop으로 걸려서 두번의 비행을 사용하는 것으로 잡히는 것이었다.
앞 뒤로 이틀을 검색해도 다 마찬가지였다.
별다른 정보가 없는 당시에는 눈물을 머금고 한밤에 출발하는 리오가예고스-부에노스아이레스 구간을 삭제하고 산티아고-푼타아레나스를 선택했다.
그러나 알고보니 일주일에 한 번 화요일에는 non-stop편이 있었다!
어떻게 5일을 검색했는데 절묘하게 그걸 피해가나?
아무튼 다음에 산티아고-푼타아레나스 구간을 사용하실분들은 일주일치를 모두 검색해서 non-stop으로 잡히는 날로 발권하시기 바란다.
일단 발권 후에는 날짜변경이 자유롭고, 일반적으로 산티아고-푼타아레나스의 1 stop은 별도로 고려되지 않는것 같았기 때문에 운 좋으면 1 stop으로 잡히는 날로도 변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되면 그냥 non-stop되는 요일에 맞춰서 이동하는 수 밖에 없고 ^^;
그러나 사전에 충분히 검색해보면 산티아고-푼타아레나스 구간은 10만원대로도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남미에서 사용횟수에 제한이 걸리면 굳이 세계일주 항공권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 구간뿐 아니라 칠레 내에서는 항공료 경쟁이 치열해서 칠레내 이동은 웬만하면 저가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대표적인 항공사는 Sky airline, Aero Lineas del Sur가 있다.

각설하고 아침 일찍 공항으로 향했고 체크인 카운터로 갔다.
최근에는 E-ticket이 대세라 체크인을 키오스크에서 직접 하게된다.
그러나 세계일주 항공권의 경우는 E-ticket이 아니라서 키오스크에서 체크인이 불가능하다는 보딩패스(?)를 받아 카운터쪽으로 가면 체크인 카운터로 들여보내준다.
또 한가지, 세계일주 항공권은 칠레공항의 출발세(Departure tax)가 포함되어있지 않아 LAN 발권카운터에서 세금을 지불한 다음에야 보딩패스를 받을 수 있다.
국내선의 출발세는 미화 10불 혹은 칠레 페소 4890페소이다.

푸에르토몬트에서 정류할때 푼타아레나스로 가는 사람은 그냥 앉아있으면 된다.
푸에르토몬트를 떠나 바다를 지나자 눈덮힌 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푼타아레나스 가면 되게 추울꺼라고, 눈밭이라고 하더니 그말 그대로였다.
가끔 구름 위로 나온 고봉을 보면 남미의 알프스라는 별명이 절로 떠오른다.























그러나 막상 도착한 푼타아레나스에는 눈이 없다.
눈이 쌓인 곳은 대부분이 고지대로 기온이 낮은 곳이고 푼타아레나스는 바다에 가까운 해발 0에 가까운 도시이기 때문에 남미대륙 남단에 있어도 이제 가을에 접어든 시기에는 눈에 덮힐 정도는 아닌 것이다.
푼타아레나스는 역시 관광이 위주가 되는 도시라 그런지 과장 조금 보태어 도시 전체가 숙박업체인 것 같다.
중심가는 한 대문 건너 하나는 호스텔 간판이다.
중심가에서 많이 벗어난 곳에서도 한 블럭에 한 집 이상은 숙박업체다.

미리 예약도 안하고 호스텔월드에서 평가가 가장 좋은편인 숙소 이름만 적어들고 무작정 찾아갔다.
그런데 호스텔 주인 아주머니는 영어를 잘 못하신다.
경험상 미루어 영어가 안통하는 동네에서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해봐야 돌아오는 건 갸우뚱 거리는 고개 뿐이다.
최대한 단순하고도 간단한 어휘들의 조합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말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래도 좀 답답하셨는지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있던 독일 여자아이에게 데려가 통역을 부탁한다.
다행히 방이 있어 묵을 수 있게 되었다.
다행도 아니다. 이제 가을로 접어들면서 비수기로 들어가는 바람에 도시 전체에 방이 남아돈다.

독일에서 온 안토니오라는 여자아이는 유창한 영어와 스페인어를 구사했다.
영어가 어찌나 빠른지 처음에는 영국에서 온 줄 알았다.
안토니오로부터 남부 파타고니아에서 어디를 다녀왔는지, 어디를 갈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고 나도 내 여행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영어가 안 통하는 나라에서 지내다보니 나도 영어에 주려있었나보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그러다가 안토니오가 내가 있을 4일 동안 최선의 여행방법을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 나에게 소개해주었다.
말이 4일이지 도착한 날, 떠날 날을 제외하면 온전히 지내는 날은 이틀에 불과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제한적이다.
결국 선택된 것은 남부 파타고니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 -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이다.

일단 토레스 델 파이네 투어에 대해서는 호스텔 주인 아주머니가 다 알아서 준비해주시기로 했고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푼타아레나스 시내를 둘러보기로 마음먹었다.
길을 나서는데 노을이 너무 알흠답다.
이럴땐 카메라가 없는 것이 얼마나 아쉬운지...
그래도 완전수동모드의 무적 캠코더 덕분에 사진은 남겼다.







시내 지리를 대충 파악하고 돌아오는 길에 수퍼에 들렀다.
여러가지를 설명해주고 통역해준 안토니오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요량으로 와인과 안주거리 삼을 치즈, 크래커를 포함한 일용할 양식을 준비하기 위해...
이스터섬이야 외진 곳이라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남미의 물가를 접한 것은 처음인데 확실히 호주나 뉴질랜드보다는 싸다.
와인도 원래 저렴한 칠레산 와인이긴 하지만 괜찮은 빈티지와 품종으로 골라도 우리돈 3000원 안팎으로 고를 수 있다.
그날 저녁 호스텔에서는 조촐한 와인 파티가 열렸고 호스텔에 머무는 사람들과 서로의 여행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다음날 토레스 델 파이네 투어의 베이스캠프인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가기 전 오전 시간은 또 시내지리 파악으로 보내게 되었다.
마침 이 날은 일요일. 여기도 일요일은 한산하다.
마땅히 갈곳이 없어 안토니오가 추천한 공동묘지로 갔다.
을씨년스럽게 웬 공동묘지냐고?
사진을 보시라.

























이건 단순한 묘지가 아니라 조각경연장 같다.
화려한 집을 짓고 그 묘지의 주인을 기리는 조각과 사진, 유품등을 전시해두기도 한다.
어떤 곳은 가족묘 같이 보인다. 한 묘지에 여러 사람의 이름이 보인다.
조경도 멋있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푼타아레나스에서 버스로 3시간 거리에 있으며 버스는 도중에 공항에 들르기 때문에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하자마자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가서 다음 날 바로 토레스 델 파이네 투어에 참여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도착하자 푼타아레나스의 호스텔 주인아주머니가 미리 연락해 둔 호스텔에서 주인아저씨가 픽업을 나왔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남부파타고니아 트레킹의 중심지로 트레킹을 위한 장비 샵과 여행사가 여럿 있다.
일요일 저녁 인적 없는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거닐다가 문을 연 식당을 발견하고 들어섰다.





남부파타고니아 지역의 맥주인 아우스트랄과 비프 샌드위치.
비나델마의 그 거대한 샌드위치가 그립다 ^^;

이곳 호스텔 주인아저씨도 영어를 거의 못하는 것에 가까운데 여기서는 통역을 해준 사람이 캐냐에서 온 등반전문가이다.
이곳에 등반기술 교육을 해주러 왔다고 하는데 내가 아프리카에도 갈꺼라고 하자 자신이 탄자니아-캐냐 지역의 사파리, 트레킹 가이드라며 아프리카에 오면 자기가 일하는 회사로 연락을 달라고 한다.
덕분에 사파리와 트레킹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얻게 되었다.

푼타아레나스도 쌀쌀한 날씨였지만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더욱 춥다.
더 북쪽인데 왜 더 추운건지...
방에는 난방도 되지않아 더욱 걱정이다.
응접실에 있던 벽난로 샷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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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a del Mar

비나델마(Vina del Mar)는 산티아고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바다와 접하고 있는 휴양도시이다.
이 도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지만 피터씨가 친구가 이곳에 살고 있으며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알게 되었다.
어짜피 산티아고에서 5일이나 묵으면서 할 일도 없는데 비나델마에 하루 다녀오기로 했다.





처음에 버스터미널에 가서는 당황했다.
우리나라 시외버스 터미널과는 많이 다른 모습 때문이었다.
이곳은 버스 회사별로 카운터들이 나뉘어 있었으며 어느 창구에서 어디로 가는 표를 파는지 당췌 알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여러 버스 회사들이 같은 노선들에 대해 경쟁적으로 운행을 하고 있으며 어느 창구에 가더라도 원하는 티켓을 구입할 수 있었다.
이런 것을 알지 못했을 때는 한참을 눈질만 하다가 한 창구에서 비나델마 행 버스 요금을 발견하고 그 창구에서 구입하게 되었다.
스페인어가 되면 어디 물어보기라도 할텐데...
역시 여행에서 언어는 중요한 문제이다.

산티아고에는 크게 세개의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다.
중앙역, 산티아고대학, 빠하리또스(Pajaritos) 세 곳인데 대부분의 시외버스는 산티아고대학에서 출발해서 빠하리또스를 경유해 간다.







칠레에서 가장 큰 버스 회사는 Tur Bus라는 회사라고 하며 그 다음이 Pullman Bus라고 한다.
필자가 이용한 버스는 Pullman bus이며 버스 내부는 뉴질랜드나 호주의 버스와 비슷하다.
특이점은 운전사 이외에 승무원이 한 명 더 타며, 운전석과 승객석에 문이 있어 운행시에는 문을 닫아 서로 격리된다는 것이다.
산티아고에서 비나델마까지는 3600페소.
버스회사마다 요금은 차이가 있다.





비나델마는 휴양도시인 만큼 비교적 부촌이라고 들었는데 비나델마에 다가가는데 이런 산동네들만 보인다.
역시 어딜가나 빈부의 격차는 무시할 수 없다.











비나델마의 중심거리인 발파라이소거리는 쇼핑가와 음식점들이 즐비해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샌드위치 가게.
Sanduich Gigante가 2000페소.
일단 이름에서 크다고 했으니 양으로 섭섭하게 하진 않겠지 라는 생각으로 주문을 했다.
그러나 받아든 샌드위치는 크지 않았다. 거대했다. --;
이건 웬만한 레귤러 사이즈의 피자만 하다.
그 안에 쇠고기(다진고기로 만든 햄버거가 아닌 우육편), 토마토, 상추, 아보카도가 두툼히 들어찼는데...
넉넉한 인심은 소금도 아끼지 않았다. --;
네등분한 샌드위치의 한조각을 먹으니 웬만한 햄버거 하나 먹은 듯 하다.
두조각 먹으니 벌써 충분하고 세조각 먹으니 배가 부르다.
그래도 음식을 버리지 못하는 성격때문에 마지막 한조각까지 먹고나니 숨쉬기도 힘들다. ^^;
발파라이소 거리의 서쪽 끄트머리까지 가면 이런 샌드위치 가게가 두세군데 있다.









칠레도 이미 가을에 접어드는 만큼 해수욕장도 영업을 접었지만 고급호텔 옆의 해변에는 아직도 서핑과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이 소수 있었다.







비나델마는 곳곳에 조경을 잘해둬서 정원도시라는 별명이 아깝진 않다.





시내관광용 마차. 손님은 별로 없다.



비나델마의 바다는 파도가 거칠었다.
바다를 따라 걷다보니 물보라가 어찌나 심한지 해변에는 습기가 가득했다.











비나델마는 부촌이라 산티아고 시내보다 쇼핑몰들의 수준이 더 높은듯 했다.
여기도 가전제품매장은 절반 이상을 LG와 삼성이 차지하고 있었으며 산티아고 시내에서 보지못한 최신의 제품들이 즐비해있다.







하루종일 알차게 비나델마를 둘러봤지만 솔직한 느낌으로 부산보다도 나아보이진 않는다.
돌아다닐수록 우리나라도 충분히 관광자원이 많은데 너무 알려지지 않고 개발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신경쓰면 관광객을 얼마든 유치할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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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de Chile

드디어 하나의 대륙-오세아니아-을 마치고 두번째 대륙 남아메리카에 들어섰다.
이스터섬도 칠레의 영토이긴 하지만 지리적으로나 생활습관적으로나 남미보다는 폴리네시아에 가깝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남미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부터 생각하기로 했다.

남미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한국과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대륙.
불안한 정세와 치안 등에 대해서만 들어왔기 때문에 왠지 낙후된 모습일것 같은 느낌이었다.
남미에서는 조심 또 조심하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긴장도 많이 되었다.

칠레는 남미에서도 가장 안정된 나라 중 하나다.
또한 Oneworld 가입사 중 하나인 LAN air의 중심이기도 하기 때문에 Oneworld 세계일주 항공권을 사용하는 여행객들에겐 남미의 관문같은 곳이기도 하다.
남미에도 한인 이주민이 꽤 많다.
칠레는 적은 편이라곤 하지만 그래도 용케 한인 민박집을 하나 찾았고 그곳에 예약을 했다.
원래 산티아고에서는 하루만 묵을 생각이었다.
대도시는, 그것도 특별한 문화가 없는 나라의 대도시는 별 볼일 없기 때문에 바로 남부 파타고니아로 날아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복병인 카메라 고장이라는 변수가 생겼고, 새로운 카메라를 받기 위해 산티아고에서 한없이 머물게 되었다.
한인민박을 찾은 것도 카메라를 받을 안정적인 장소가 필요해서였다.

3월중으로 Lonely planet 남미편의 개정판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남미편은 구입하지 않고 출발했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사면 될꺼라는 생각으로...
그러나 막상 론리를 구입하려고 돌아다녀보니 크다고 하는 서점에서도 남미편은 씨가 말랐다.
아직 초판 물량이 달리는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어영부영하다 산티아고까지 흘러들어왔고 정보가 전무한 상태에서 불안한 남미를 돌아다니게 된 것.
그렇지 않아도 정보가 부족한 남미를 어떻게 돌아다닐지 막막하다.

산티아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팔자에 없이 택시를 잡아타게 되었다.
일단은 시내로 나가는 정보가 부족한 것과, 행여나 돈 아끼려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가 길을 잃고 한없이 해메고 자칫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 작용했다.
스페인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택시 접수하는 곳에 주소만 들이댔고 그쪽에서 섭외한 택시를 타고 민박집으로 향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공항에서 시내까지 8000페소 정도면 된다고 하는데 필자는 10000페소를 내고 탔다. -아~! 정보의 부재 ㅡ.ㅜ
차종이 SM5에 우리로 치면 모범택시급의 택시였던가 보다.

지리도 모르는 채 민박집으로 향하는 택시에서 바라본 산티아고는 다소 낡은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사람보기 힘든 폴리네시아에서 거의 2주 가까이 있다가 사람과 차가 북적이는 대도시를 오니 감회가 또 새롭다.
아무 문제 없는 상태였다면 또 사람 많은 대도시로 와버렸구나 하고 생각했겠지만 카메라는 고장났는데 남태평양 한가운데서 속수무책으로 지내다 보니 문명세계가 눈물나도록 반가웠다 ^^;
결국 필자의 대도시의 번잡함에 대한 투정도 배부른 소리에 불과한 것이었다.

필자가 머문 한인민박은 한인교포들이 밀집해 있는 '레꼴레따'라는 지역에 있었다.
구시가지에서 머지 않은 곳이라 시내로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민박집은 팔순의 할머니 혼자서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여기서 두달만에 '집밥'을 먹게 된다.
오클랜드 한인타운에서 전형적인 백반을 먹긴 했지만 집밥을 먹은것은 또 한국을 떠나서는 처음이다.

두달만에 받아든 김치, 깍뚜기와 콩나물, 깻잎, 장조림, 된장국 등으로 차려진 밥상은 눈물나도록 반가워야 할텐데 솔직히 시큰둥하다 ^^;
물론 집떠나 오랫동안 여행하다보면 집밥이 그리운 사람도 있을테고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동안 혼자서 너무 잘챙겨먹고 다니다 보니 그다지 밥이 아쉽지가 않았다.
그래도 일부러는 먹기 힘든 집밥을 5일동안 실컷 먹게된다.
그리고 그렇게 밥으로 든든하게 챙겨먹고 다니면 기운차리는데는 또 좋다. ^^

그러나 이 민박집에는 크나큰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할머니 혼자서 운영하다보니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OTL
현지인에게서는 어디서 어디로 가려면 무엇을 타고 어떻게 가야하고, 무엇이 필요하면 어디로 가면 되는지 등을 쉽게 알아낼 수 있을텐데 할머니는 별로 아는것이 없었다.
결국 민박집에 먼저 머물다 간 사람들이 남겨둔 지도만 들여다보고 혼자서 다닐 수 밖에...

이왕 산티아고에서 장기로 머물게 된 이상 산티아고는 구석구석 다녀보기로 했다.
산티아고 시내는 그리 크지 않다.
신시가지 중심에서 구시가지 중심까지도 걸어서 한시간 남짓 걸릴까?
일단은 카메라가 도착할 때까지 대체품을 찾는 것과 론리플래닛을 구하는 것을 당면과제로 삼고 산티아고 중심지를 구석구석 훑어보기로 했다.







구시가를 거닐다 우연히 다다른 곳에는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되어있다.
뭔가 싶어 살짝 멈칫하니 경찰이 말을 걸어온다. -살짝 긴장했다. 다행히 영어로 물어온다.
어딜 가느냐?-그냥 둘러보며 돌아다니고 있다.-여기는 대통령궁이다.
헛! 내가 오면 안될데를 왔나보구나 싶었다.
그러나 이어지는 말은 예상범위를 넘어섰다.
관광객에게는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천천히 둘러봐라.
허~ 대통령궁인데 관광객에게 개방되고 이렇게 친절하게 안내를 하다니...
칠레가 정세적으로 얼마나 안정되어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통령궁 내부는 별 관심이 없다. 내 관심은 오로지 카메라와 론리 뿐 ^^;





몇군데의 서점을 둘러보았지만 남미편 론리는 찾을 수 없었다.
전략을 바꿔서 칠레편 론리를 뒤져 산티아고에서 가장 큰 서점을 찾기로 했다.
칠레대학교 앞에서 서점을 하나 발견했고 거기서 칠레편 론리를 찾아 뒤적였다.
그리고 산티아고에서 가장 크다는 서점을 찾았다.
근데 위치가 이 근방인거 같다.
고개를 들어 서점 이름을 보니-여행관련 코너는 입구 바로 옆에 있었다- 거기가 바로 내가 있는 서점이다. ㅡ.ㅡ;
사정이 이러니 남미편 론리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산티아고에는 의외로 PC방이 많다. 우리나라만큼이나...
가격도 저렴하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
그리고 숙소에서의 인터넷 사용도 무료다. ^o^/
원래 그게 당연한건데... 호주랑 뉴질랜드가 이상한겨!!!
아무튼 IT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것 같다.

다음으로는 카메라를 찾아나섰다.
그러나 산티아고의 카메라 가게에는 디카들이 칠레 국내산으로 보이는 투박한 모델의 성능을 가늠하기 힘든 모델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메이저급 회사의 모델들도 사용주기가 한참은 지난 모델들이 위주다.
결국은 그냥 이것 저것 다 포기하고 여행에만 충실하기로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카메라가 없으니 여행이 전혀 흥이 안난다. ㅡ.ㅜ



















구시가지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아르마스 광장이다.
주위엔 대성당, 박물관, 시청, 우체국 등이 밀집되어있다.
늘 사람들로 북적이고 노천카페, 거리의 화가, 거리의 악사, 광대들이 많다.
정자같은 것이 보이는 곳으로 가보면 기원(?)이 있다.
물론 바둑을 두는 곳은 아니고 체스를 두는 곳이다.
여러 사람들이 붙어서 체스를 두고 이긴 사람에게 계속 도전하곤 한다.
구시가지는 충분히 둘러보았고 신시가지까지 걸어가보기로 한다.











가는 길에 진열장에 전시된 골동품 카메라를 발견했다.
유심히 지켜보다 고개를 들어보니 헌책방이 보인다.
갤러리로 들어서니 이 골목 전체가 오래된 동네다.
서울로 치면 골동품 가게가 밀집해 있는 황학동 같은 곳이랄까?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가운데라는 공간의 틈에 시간의 틈이 생긴것 같은 묘한 분위기다.
이 오래된 가게를 오래된 카메라를 사서 사진으로 남겨볼까 하고 아까 본 골동품 카메라를 다시 유심히 살펴봤다.
그러나 가격은 착하지만 카메라의 관리상태가, 특히 렌즈의 관리상태가 영 소홀하다.
5분여를 망설이다 그냥 돌아서고 말았다.









































신시가지쪽은 구시가지와는 달리 현대적인 분위기다.
구시가지쪽은 유럽스런 느낌이 많이 풍기는 반면 신시가지쪽은 현대적인 느낌이다.
사람들도 더 많고 북적거리고 바쁜 느낌이다.
그리고 미국자본의 패스트푸드, 커피점-까놓고 말해서 맥도널드, 스타벅스도 보인다.
역시 대도시는 어딜가도 비슷하다.



다시 걸어가자니 피곤하고 왔던길 그대로 돌아가봐야 힘만 들것 같아서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지하철 요금은 러쉬아워에는 할증이 붙어 420페소, 그 외의 시간엔 380페소다.
러쉬아워 아닐 때 여분으로 사두고 러쉬아워에 사용해도 된다. ^^;
티켓은 들어갈때만 사용되고 그냥 삼켜버린다.
나올땐 그냥 나오기 때문에 구간 차등 요금이 적용될 수 없고, 들어가서는 하루종일 있다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노마진 같은 지하철의 벤처 사업가들은 시간제한 걱정할 필요 없어 좋을듯 싶다.
버스는 노선도 잘 모르고 요금체계도 잘 알지 못해 도전해보지 못했다.
택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싸다.







공항으로 가고 공항에서 오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택시, 버스, 미니버스.
택시는 흥정하기에 따라 다른데 구시가까지 8000~10000페소 정도 나온다.
미니버스는 4000페소 정도로 공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하루 전 예약을 하면 되고, 공항에서 시내로 나올때는 호객꾼이 알아서 접근하니 굳이 찾을 필요는 없다.
어느방향으로 가는지 이야기 하면 호객꾼이 해당방향으로 가는 미니버스를 찾아 안내를 해주고 기사에게 주소를 알려주면 문앞까지 데려다 준다.
버스가 한 차 다 차야 출발하므로 조금 기다려야한다.
버스는 지하철 Los Heroes역까지 왕복운행하며 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정차를 한다.
가격은 1200페소. 지하철과 연계하면 대충 1600페소로 공항을 오갈 수 있다.

Los Heroes역은 구시가지의 끄트머리에 있으며 공항버스의 종점이자 버스터미널이 가까우며 주위에 유스호스텔과 백패커 숙소가 많기 때문에 배낭여행자들의 집결지와도 같다.
또한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의 교차점이라 교통도 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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