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ing on Milford Track-Last day & Epilogue
잠결에 빗소리를 들었다.
그래 차라리 밤새 많이 내려버려서 내일은 비가 그쳐버려라 생각을 하다가 또 피곤함에 잠으로 빠져든다.
마지막날은 오후 2시에 밀포드사운드로 가는 배를 타야한다.
마지막날 트랙 코스가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여유있게 7시 쯤 출발하려고 일찍 일어났다.
기대와 불안속에 벙크룸을 나서니 비가 오지 않는다.
신의 은총이다.
아침식사는 곡물 비스킷과 수프 등으로 하는데 곡물 비스킷을 먹는 것이 상당히 고역이다.
물기라고는 전혀 없이 바싹 마른데다 어떠한 맛도 가미되지 않아서 정말 무미건조한 맛이다.
이것도 마지막이다.
이제 배낭의 무게도 상당히 줄어있다.
둘째날엔 들기도 벅찼던 것이 이제는 배낭도 익숙해지고 먹을것도 다 먹어치운지라 한결 가볍게 산장을 나설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산장을 나서려니 비가 후두둑 내린다.
아~ --;
비옷바지를 꺼내에 바지위에 겹쳐입고 재킷을 모자까지 꺼내어 뒤집어 쓰고 지퍼까지 채워 중무장을 한 다음 배낭 커버와 카메라백 커버까지 완전 대비를 하고 나섰다.
그런데 또 그렇게 준비를 마치니 비도 그쳤다. --;;
그래도 행여나싶어 그대로 마지막날 트레킹을 시작했다.

카메라백을 레인커버로 씌우고 다닌 바람에 마지막날은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하긴 지금까지 봐 온 풍경과 다르지 않아 딱히 새로이 찍을 풍경도 없었지만...
한 30여분을 걷다보니 더워진다.
재킷을 벗고 한시간여를 걷다가 비옷바지까지 벗었다.
그러자 또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다시 재킷을 입자 비가 그친다.
X개 훈련시키냐?
그래도 큰 비 안만나는게 어디냐 생각이 들어 불만은 없다.
사실 마지막 날 트레킹 코스는 또 울창한 우림이라 나무가 하늘을 가려주기 때문에 비가 오더라도 직접 비를 온전히 맞을 일도 없다.






마지막날의 몇 안되는 볼꺼리 중 하나인 종바위(Bell rock)이다.
바위 아래가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마치 종처럼 속이 비어있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여남은명은 바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마지막날의 트레킹 코스에는 이렇게 나무가 쓰러져있는 곳을 몇 번 지나게 된다.
산사태가 있었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나무사태라고 한다.
흙이 별로 없이 암반이 드러나있는 산에서 나무들은 뿌리가 얽혀 서로를 지탱하며 살아가는데 나무들이 자람에 따라 무게가 늘어나면서 폭우나 폭설이 내리면 암반에 붙어있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것이다.
강수량이 풍부한 밀포드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현상이라고 한다.





이곳 역시 물들이 빙하와 눈이 녹은 물이라 맑고 깨끗해 아름다운 반영들을 보여준다.

그렇게 6시간여를 걸어 드디어 종착점인 샌드플라이 포인트에 도착했다.
마지막 인증샷.
나흘째 머리를 감지 않으니 도저히 그냥 다닐 수 없어 두건을 뒤집어썼다.






샌드플라이 포인트는 이름 그대로 샌드플라이들이 엄청나다.
잠시만 가만히 있어도 달라붙어 물어 뜯는데 희안한 것은 샌드플라이에 물린 곳은 며칠이 지나서 가렵고 붓기 시작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잠복기가 있는 것인가?
심하게 가려울때는 자다가 깨어서 다시 잠들기 힘들 정도로 가렵기도 하다.
다행이 보트를 기다릴 수 있는 대합실이 있어 샌드플라이는 피할 수 있지만 좁다.
30여분을 기다리다 보트를 타고 샌드플라이 포인트를 떠나 밀포드사운드를 향했다.
모두들 땀에 절고 피곤에 절어 지친기색이 만연하지만 표정엔 '해냈다'는 뿌듯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필자와 함께 트레킹을 해낸 40명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국적으로는 이스라엘에서 온 젊은 친구들이 10명 정도로 제일 많았다.
미국 뉴 멕시코에서 오신 이제는 은퇴한 70대의 할아버지 다섯분은 루트번 트랙을 이미 마치고 여기로 왔다고 한다.
그 연세가 되도록 우정을 유지하면서 또 체력도 유지해 이렇게 트레킹 여행을 오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한 가족은 저녁마다 정말 정찬에 가까운 식사를 차려 먹는데 그렇게 준비를 해서 오는 엄마의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힘이 들어 풍경을 즐길 여유는 전혀 없었다며 혀를 내두르면서도 트레킹을 마친 모습을 보고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새삼 와닿았다.
비록 친구처럼 친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지만 어느새 정이 많이 들어 헤어질땐 많이 아쉬웠다.
밀포드의 동지들도 잊지 못할 사람들이 되었다.
종주를 마치면 DOC에서 인증서를 발급해준다.
물론 찾아가서 티켓을 보여주고 발급해 달라고 신청해야 하며 NZ$2가 든다.
젊은 아가씨는 이렇게 좀 성의 없이 적어주는데 나이드신 아주머니는 멋지게 적어준다.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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