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on Jungle Lodge
애초에 비행기만 예약을 했어야 하는걸까?
길지않은 남미에서의 일정 중 칠레에서 허비한 시간이 너무 많다보니 그 후론 늘 쫓기듯 빠듯한 일정으로 여행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마나우스에서의 아마존 여행 일정도 빠듯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은 '돈으로 때우자'가 되어버렸다.
마나우스까지 왕복 교통비만도 80만원 가까이 쓰면서 달랑 meet of water 하나만 보고 오는것 보다는 좀 더 돈을 들여 정글투어까지 하는 것이 오히려 남는 장사라는 결론에 달한다.
아마존 정글롯지 투어. 3박4일에 약 $750.
하루에 25만원으로 타히티 리조트와 맞먹는 가격이지만 정글롯지 숙박과 식사, 아마존 정글, 카누, meet of water 투어 등 모든 것이 다 포함되어 있다는 말에 혹해서 신청하고 만다.
마나우스에 도착하자 난생 처음으로 공항에서 나를 반기는 내 이름을 볼 수 있었다.
돈이 좋긴하구나.
픽업하러 온 롯지 직원과 차량으로 가는 길에 직원이 말한다.
환전이나 현금 인출이 필요하면 지금 하라고...
모든 것이 포함되어있는 투어에 가는데 돈은 뭐하러 찾나?하는 생각에 브라질 현금이 조금 있다고 하고 그냥 차량으로 향했다.
다른 비행편으로 온 사람들과 함께 총 7명이 그룹이 되어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으로 10여분 이동한 후 도착한 선착장.
FRP의 소형보트와 요트들이 가득하다. 여기서 배를 타고 롯지로 가는 건데...
우리가 탄 보트는 아래의 보트다.
저 좋은 배들을 다 두고 고작 이런 보트냐? ㅡ.ㅡ;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보트를 타고 다다른 곳에는 정글에 자리한 롯지가 있었다.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경.
모두들 아침일찍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롯지로 왔기 때문에 아침부터 한끼도 제대로 못먹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점심식사는 어떻게 되냐고 일행중 한 명이 물었다.
그러나 첫날 점심식사는 투어에 포함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바에 샌드위치를 주문하라는 것이다.
직감적으로 보통가격은 아닐것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결국 샌드위치를 주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방 배정을 받자 방 열쇠를 나눠주며 알아서 찾아가라고 한다.
롯지는 상당히 넓고 길도 많은데... 가다가 길을 잃었다. --;
갑자기 비가 내린다. 정글의 스콜이다. 이건 보통 비가 아니다.
냅다 뛰어서 리셉션에 돌아왔지만 이미 완전히 흠뻑 젖어있다.
카메라와 노트북이 젖으면 안되는데...
나도 모르게 가이드에게 버럭 화를 내어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방갈로가 어디 있는거냐고...
수건으로 대충 닦고 곧 비가 잦아들자 가이드의 안내로 방을 찾아갔다.
가격이 있는 만큼 솔직히 최상급은 아니더라도 최소 클럽메드 정도의 숙소는 기대했었다.
그러나... 숙소의 수준은 이스터섬의 유스호스텔 싱글룸 수준의 어쩌면 그보다 이하의 숙소였다. ㅡ.ㅡ;;
방 한가운데 덩그러니 퀸사이즈 침대 하나 놓여있고 문도 없는 옷장...
욕실엔 샴푸, 샤워젤, 로션, 세면도구 등은 찾아볼수도 없고 여관에서나 볼 수 있는 조그마한 비누 두개만 옷장에 놓여있었다.
그래... 여기는 아마존 한가운데니깐...
환경보호를 생각해서 샴푸 등은 비치하지 않은걸꺼야 라고 스스로 위로해본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사람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것은 아까의 스콜 속에서 짐을 옮겼는지 완전히 흠뻑 젖어버린 배낭이 방 한구석에 놓여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보고도 가이드는 "No problem"이랜다.
화가 나서 "뭐가 문제 없다는거냐? 나는 문제 있다"라고 쏘아부치면서 노려봤다.
가이드는 머쓱한 표정으로 미안하단 말도 없이 그냥 가버린다.

체크인 할때 신상기록하는 카드를 나눠준게 있었다.
여러가지로 열이 받은 나는 거기의 직업란에 이렇게 기록했다. "Photographer & Journalist"
그리곤 내일 아침까지 갖다줘도 될것을 일부러 일찌감치 리셉션에 제출했다
어떻게 보면 기자사칭이지만 전혀 거짓말은 아닌 것이 여기 오기 직전에 한 잡지로부터 블로그의 포스팅을 잡지에 수록하고싶다는 연락을 받았고 그렇다면 순전히 사기를 치는 것도 아닌 것이다.
기자사칭(?)은 이후 상당한 효과를 보인다.
결코 내가 까칠하게 군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단지 내가 지불한 가격만큼의 서비스는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서비스와 시설의 수준은 가격의 1/4의 가치도 못하고 있다!
나만 그렇다면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불평분자(?)는 상당수 있었으며 덕분에 그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첫날의 일정은 아마존 원주민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마을을 들러 그들의 생활모습과 민속공연을 보는 것이었다.
그곳은 롯지에서 지원을 하여 유지되는 마을이라고 한다.
우리는 첫번째 일정이지만 먼저와서 투어를 마치고 마지막 일정으로 마을을 들르는 팀도 있어서 동행하니 꽤 큰 그룹이 되었다.
그룹이 크다보니 롯지로 올때마냥 작은 보트로 이동하진 않았지만 그리 좋은 배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리 불평할것은 못되는것이 아마존에서 투어를 하는 거의 대부분의 배가 같은 형태였다.
하나의 전통이라고 생각하는 수 밖에.
도착해서도 제대로 선착장이 갖춰지지 않은 관계로 나무판자 하나 걸쳐서 내리는 위험천만의 곡예를 해야했지만 여긴 아마존이다.
지금은 우기가 끝나가는 무렵이고 건기와 우기의 수위차가 수미터에 이르는 만큼 선착장을 만드는 것도 무리이고 자연의 모습을 보고싶어서 온 의도에도 위배되는 사항이다.
어짜피 여기 온 사람들은 감수해야 할 사항이다.




아마존 원주민방식으로 지어진 집에 둘러앉자 원주민(?)들이 들어와 공연을 시작한다.
그런데 원래 아마존 원주민의 춤과 음악은 생기가 없는건지 공연이 통 흥이 안난다.
성의도 안보이고 뭔가 잘 안맞고...
마오리족의 전통공연-하카-를 보면서 내내 신나고 즐거웠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급조된 느낌의 공연이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하는 느낌이다.

재미없는 공연이 끝나자 투어의 본색이 드러난다.
길지도 않은 공연시간이었지만 공연시간만큼 원주민들의 공예품을 구입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하~ 내가 이 짓을 하려고 그 돈을 들인건가?






돌아갈 시간이 되어 배에 다시 올라탔지만 배는 출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 탑승하고 10여분이 지나자 가이드가 올라와 배가 고장났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곤 롯지에 연락을 해서 다른 배가 온다고 한다.
한시간 반을 배위에서 무료하게 기다리다 새로 온 배로 갈아타서 롯지로 돌아왔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도착시간에 딱 맞춰 저녁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저녁식사는 얼마나 잘 나오나 두고보자 싶었는데 다행히 나쁘진 않다.
그러나 결코 훌륭한 수준도 아니다.
맛은 나쁘지 않지만 음식의 가짓수가 다소 부실하다.
클럽메드의 그 화려한 차림에도 불구하고 사흘째에는 시들해졌는데 이 부실한 가짓수의 음식으로 나흘을 어찌 버틸꼬...
더더욱 기가 찬것은 찬 음료(cold drink)는 별도 계산이라는 것이다.
에코파크 롯지. 넌 완전히 찍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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