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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16 Art of Cuba
  2. 2007/07/16 Cuba - Havana

Art of Cuba

쿠바사람들은 열대지역의 사람들에서 볼 수 있는 기질을 가진 전형적으로 낙천적이고도 노는것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몇몇 사람들은 아바나에 가면 거리 어디에서나 부에나비스타 쇼셜클럽처럼 재즈연주를 하고 삼바와 손 음악을 즐길것 처럼 과대포장하지만 그것도 주말에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주말에 거리를 걸어가다보면 몇몇 바에서 흥겨운 라이브 음악이 흘러나와 절로 발길이 이끌린다.
그러나 거리 연주는 그다지 보기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대신 길을 가다보면 여기저기서 랩이 들린다.

남미에서 레게나 힙합 음악을 들어보고는 스페인어는 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수준 미달이고 영어보다 영 껄끄럽다.
차라리 우리나라 힙합의 랩이 더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아바나에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길을 가는데 뒤에서 랩이 들려 돌아보니 그냥 10대 중반으로 보이는 애들이 길 가면서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스페인어로 이야기 하는데도 리듬을 타며 영어랩처럼 들렸다.

재즈도 흑인의 소울리듬이 들어가면서 더욱 깊이가 깊어졌고 레게도 자메이카의 흑인들에게서 출발했다.
살사와 재즈가 어울어진 쿠바에서 흑인 특유의 리듬이 들어가니 특별한 음악이 없어도 거리에서는 음악이 느껴진다.

쿠바의 혈통은 복잡하다.
카리브해의 섬들은 흑인들이 주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노예로 있다가 자유를 찾아 떠나온 흑인들이 카리브의 섬들에 정착한 것에서 카리브해 섬들의 역사가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쿠바가 스페인의 식민지로 오랜 세월을 보냈다.
그런데 스페인 혈통이 보통 복잡한 것이 아니다.
스페인의 혈통 자체가 북부 아프리카를 거쳐 이베리아반도 남쪽을 점령했던 이슬람 계통의 영향으로 인해 아랍계의 피와 백인의 피가 섞인 혈통인데 거기에 남미를 점령하면서 섞인 인디오의 혈통과 흑인의 혈통까지 더해지니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혈통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혈통을 언급한 것은 인종의 우월함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혈통이 복잡한 만큼 문화도 복잡하게 여러 문화가 섞였다는 것을 이야기 하기 위한 것이다.





주말에 공원에서 열린 미술시장.
감각적인 작품들이 화려하게 널려있고 가격또한 저렴하다.
세계일주중이 아니라 쿠바만 여행중이었다면 몇 작품 샀을것이다.



거리의 흥겨운 리듬과 미술시장의 감각적인 작품들을 보다보니 그들의 예술에 관심이 생겼다.
다음날은 쿠바의 미술관을 찾았다.
그러나 웬걸...
처음 전시실에는 중세 유럽미술만이 주욱 늘어서있다.



전시실에 있던 큐레이터 한명이 이야기를 걸어온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서 "Korea"라고 했더니 바로 "Oh! South Korea!"라고 한다.
보통 외국인들은 "Korea"라고 대답하면 "Which part?"라고 또 물어온다.
북한의 정세를 모르는 무식한 발언이다. 그만큼 관심이 없는거다.
그러나 같은 공산사회인 쿠바의 지식인은 북한의 현실을 잘 알고 여행객은 당연히 남한에서 온 것임을 아는 것이다.

어떻게 보고있냐는 큐레이터의 물음에 쿠바의 현대미술을 보고싶어 왔는데 유럽의 중세미술이 계속 이어지니 지루하다고 솔직히 이야기 했다.
그랬더니 미술관은 처음에 스페인식민시절의 미술부터해서 차츰 근대, 현대 미술로 이어진다고 설명하고 지루한 중세 미술을 보여주는 이유는 쿠바 문화의 복잡 다양함을 설명하기 위해 그 근원을 보여주는것이 필요해서라고 한다.
쿠바의 혈통에 대한 이야기도 그 큐레이터가 들려준 이야기다.

그는 한국의 정세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같은 공산체제지만 그는 북한의 사회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공산주의는 사회를 통제하는 것이지 개개인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그가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은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이었다.
전에 한국에서 온 사람이 사회주의와 관련된 작품을 찾았나보다.
북한이나 중국, 소련이 대중의 선동에 예술을 이용했던 것을 쿠바에서도 생각했나보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는 그런 작품은 없다고 했다.
예술은 자유롭고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고...
그가 그토록 목소리 높여 이야기 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쿠바라면 공산주의라는 색안경을 끼고 예술에서도 그런 모습을 찾기 때문에 자유로운 예술인으로서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치 "Which part of Korea?"라고 물었을 때 내가 살짝 자존심이 상하는 것 처럼...
쿠바의 혁명은 소수 사상가들이 자신의 이상향을 구축하기 위해 무리한 희생을 치러가며 억지로 이뤄낸 것이 아니라, 미국자본의 착취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체게바라가 자신을 희생시켜가며 이뤄낸 값진 혁명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찾으려고 온것이 아니고 어제 공원의 프리마켓에서 본 작품들이 인상적이라 쿠바미술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하자 그는 또 난색을 표한다.
시장의 그 작품들은 팔기 위해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순수하지 못하다고...
순수 예술을 추구하는 예술인으로서는 팔기 위한 작품 또한 받아들이지 못하는가보다.
그러나 결국 예술은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보는 사람이 이해하지 못할 어려운 작품만 만들어내는 것도 예술의 본질에서 어긋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계속 논란을 이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거기서 이야기는 끝이 났다.

미술관은 어느나라를 가도 똑같은 모습이다.
감각적인 현대미술을 기대했지만 현대미술의 회랑에는 작가의 복잡한 철학을 난해하게 풀어낸 작품들만이 가득했다.
마치 보는이에게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걸 만들었는지 맞춰봐"하고 맞추지 못할 문제를 내는 것 처럼 난해하기 이를데 없다.
이런 불친절한 작품을 보려고 한게 아닌데...
미술관에서 원하는 미술을 찾지는 못했지만 그와 이야기 하면서 쿠바의 공산체제에 대해 막연히 가졌던 환상이 한꺼풀 벗겨지며 순수하게 쿠바라는 나라 자체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쿠바에서 꼭 하고 싶었던 것이 쿠바의 음악을 듣는 것인데 재즈클럽과 살사클럽, 손(Son)-쿠바 전통음악-라이브 바 모두 시간과 비용이 맞지 않아서 하나도 보지 못했다.
이게 큰 아쉬움으로 남지만 카스트로가 죽어도, 공산체제가 무너져도 쿠바의 음악은 남을 것이기 때문에 언제고 다시 와 들을 수 있을꺼라고 위로했다.
그래도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멤버가 아직도 연주한다는 바의 전단지를 봤을때 좀 비싸더라도 가볼걸 그랬다.
벌써 노쇠해 몇몇 멤버는 유명을 달리했고 남은 멤버도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뭐 굳이 제대로 된 공연을 보지 못해도 바에서,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오는 라이브음악, 길거리에서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노래, 대화 자체가 랩에 가까운 그들의 리듬감은 그대로도 흥겨운 음악이었다.







아바나에서 지낸 사흘동안 아바나시민에게서 공산체제의 냄새를 느끼지 못했다.
여느 중남미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소매치기나 도둑을 주의하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강도나 살인 등의 위협은 듣지 못했고 밤늦게 다닌적도 있지만 위험요소를 보지 못했다.



















낙천적이고 놀기 좋아하는 국민이라 저녁에 바닷가로 가면 바닷물에 뛰어들어 노는 아이들로 가득하고 낚시를 하는 시민들로 가득하다.
낮이 긴데다가 섬머타임을 적용하는지 일몰이 8시가 되어야 시작된다.
지는 해를 배경으로 헤엄치며 노는 아이들과 낚시하는 시민들을 보고 있자니 편안한 느낌이 든다.
조금 못살아도 아둥바둥하지 않고 즐기면서 사는 그들에게 공산체제는 오히려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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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a - Havana

쿠바까지 궂이 찾은 이유는 공산체제 사회를 보고싶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공산사회인 북한과 대치중인 우리로서는 공산주의 사회가 어떤 곳인지 궁금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물론 공산체제이면서도 개방된 국가는 몇몇 더 있다.
그러나 도미니카공화국 같은 경우 크루즈 상대의 관광지화 되어 공산사회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며 중국은 너무도 개방되어 이미 공산주의의 냄새를 맡을 수 없다.
그런 가운데 혁명의 주역인 카스트로가 살아서 미국과 대치중인 쿠바는 공산주의의 면모를 볼 수 있을꺼란 기대를 안겨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카스트로 생전에 서둘러 방문하려고 하는 여행객이 적지 않다.
이는 곧 쿠바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상당수 쿠바=공산사회 라는 선입견을 이미 안고 그런 모습을 찾으려고 방문한다는 뜻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쿠바나의 소련제 구식 비행기.
내 다시는 쿠바나는 안탄다 --;



쿠바 여행은 멕시코 출국 전부터 많은 닭짓으로 시작되었다.
항공권을 구입한 여행사에게 돈은 어떻게 가져가면 되겠냐고 물어보니 오로지 미화 달러라고 한다.
전에 회사 부서 동료가 출장 갈때는 미화달러를 가져가면 푸대접 받는다고 했는데?
1년 전 이야기고 그동안 상황이 바뀌었나보다. 여행사가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을까? 생각하고 미화 여행자수표를 멕시칸 페소로 바꿨다가 다시 미화 현찰로 바꾸는 닭짓을 했다.
그런데 공항에 가보니 이야기가 다르다.
우연히 만난 쿠바에서 산다는 교민 이야기를 들어보니 달러로 환전하면 세금을 10% 더 떼기 때문에 아주 불리하다고 한다.
ATM이 없냐고 묻자 현금을 인출할 수 없고 은행가서 현금서비스를 받아야한다고 한다.
그러나 출발일은 금요일 오후.
도착해서 은행은 문닫을 시간이고 토요일, 일요일 계속 주말이다.
현금이 필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다시 ATM에서 멕시칸 페소를 인출하고는 공항 환전소의 극악의 환율에 어쩔 수 없이 필요한만큼의 최소한의 유로화로 환전했다.
유로화로는 액수가 3박4일 지내기에는 간당간당하다.
그래도 미화 달러가 있으니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어떻게든 지낼 수 있을것 같다.



하늘에서 본 칸쿤의 호텔소나.

결론부터 먼저 말하겠다.
쿠바에도 ATM이 있다.
공항에 두군데 있는 것을 확인했고 더 있을수도 있다.
은행 현금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쿠바페소를 인출할 수 있고 환율은 캐나다 달러, 유로화보다도 나은 최강의 환율이다.
주의할 점이라면 미국 은행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있는 사람은 괜히 이리저리 환전하는 닭짓 하지 말고 아바나 공항에 내려서 ATM에서 필요한 만큼 쿠바페소를 인출하시라.
우째 쿠바에 산다는 교민이란 사람이 고작 나흘도 채 지내지 않은 나보다도 더 모르나?
아무튼 쿠바 여행은 돈과 관련된 트러블로 살짝 꼬여서 불안하게 시작되었다.





쿠바의 수도는 Havana로 쓰지만 스페인어므로 아바나로 읽는 것이 맞다.
쿠바의 여행은 아바나로 한정지었다.
물론 카리브해 최대의 섬인 쿠바는 여행할 곳이 많다.
그러나 후에 카리브 크루즈를 할 예정이므로 굳이 쿠바에서 카리브의 정취를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회적인 면모를 가장 잘 볼 수 있을꺼란 기대로 아바나에서만 길게 머물기로 했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맞이한 난관은 시내로의 진입.
예전엔 버스가 있었지만 정부에서 택시 이외의 시내로의 교통수단은 모조리 정리해버렸다고 한다.
관광객들 볽아 먹으려는 속셈이다.
픽업서비스가 있는 고급 호텔에서 지내거나 비싼 택시를 이용하라는 거다.
택시비는 공항에서 올드 아바나까지 25페소(약 25000원), 아바나 다운타운까지는 20페소다.



숙소가 아바나대학에서 가깝다길래 아바나대학까지 택시요금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20페소라고 한다.
환전하고 다른 택시기사에게 올드 아바나로 간다고 했더니 이번엔 25페소라고 한다.
다른 택시기사는 20페소라고 했다고 말했더니 그럴리 없다 요금은 고정이라며 일단은 타라고 한다.
짐을 다 싣고 택시에 올라탔는데 공항입구까지 가더니 주소를 보여달라고 한다.
주소를 보여주니 여기는 올드 아바나라며 25페소라며 말을 또 바꾼다.
그러면 내리겠다고 하니 알았다며 또 그냥 간다.
한참을 헤매다가 숙소 앞에 도착을 했고 내려서 20페소를 건네니 왜 이것밖에 안주냐고 따진다.
내가 20페소라고 이야기 했고 안그럴꺼면 내리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따지니깐 한동안 실갱이하다가 알았다며 씩씩거리며 돌아간다.



나중에 알고보니 아바나 대학에서 숙소까지는 꽤 먼 거리였고 25페소가 정가인 것이 맞았다.
그러나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25페소였지만 시내에서 공항까지는 15페소다.
이건 무슨 경우인가?
일단은 택시에 타서 끝까지 버팅기고 깎으면 깎을 수 있다.
론리플레닛에서도 택시요금을 강력하게 깎으라고 나와있다.





쿠바의 숙박시설은 크게 호텔과 까사(Casa-집이란 뜻의 가정 민박)로 나뉜다.
까사는 원래 정부에서 허가를 내어준 곳에서만 할 수 있고 그렇게 운영되는 까사는 숙박료의 상당부분을 세금으로 내어야하지만 공공연히 일반 가정에서도 무허가로 까사를 운영한다.
저렴한 숙소를 알선하는 사이트 Hostelworld에 가보면 의외로 아바나의 까사가 많이 올라와있다.
물론 이렇게 당당히 손님을 유치하는 곳은 인가받은 곳으로 시설도 좋고 안전한 위치에 있으며 깨끗하다.
주의할 점은 여기 올라와 있는 요금은 일인당 요금이며 까사의 방은 대부분 더블 혹은 트윈룸이므로 혼자 묵을 경우 2인분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도 처음에 1박에 15달러짜리 방을 찾아서 그 까사로 간건데 도착해서야 이런 이야기를 듣게되었다.
그래도 혼자 묵으면 30달러가 아닌 25달러에 해주겠다고 하지만 쿠바페소의 액수가 간당간당해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자 친절한 까사 주인아저씨는 그럼 혼자서 15페소에 묵을 수 있는 방을 찾아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약 10분 후에 새로운 까사를 소개받아 옮겼다.





옮긴 새로운 까사는 한골목 더 들어간 약간은 외진 위치에 오래되고 지저분해보이는 아파트다.
척 보기에도 허가받은 까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래도 그렇기에 이렇게 싸게 지낼 수 있는 것이다.
겉은 지저분해보이지만 방은 깔끔하고 욕실도 깨끗하다.
주인 아줌마는 영어는 못하지만 친절해서 극히 제한된 단어의 연결밖에 못하는 매우 짧은 내 스페인어와 손짓 발짓으로도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이런 면에 있어서는 일본애들이 참 유리하다.
여러 여행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매년 새로운 가이드북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일본 여행서를 보면 세계 어디든 못 갈 곳이 없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외국 여행자들이 2~3년된 론리플래닛에 의존해 가끔 부정확한 정보로 고생하는 반면에 일본친구들은 보통 여행자들은 잘알지 못하는 싸고 좋은 숙소를 손쉽게 찾아간다.









아바나-그 중에서도 올드 아바나의 첫인상은 무척 지저분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감각중 가장 쉽게 둔감해지는 것이 후각이다.
그러나 아바나의 거리에는 악취가 진동해 떠나는 그날까지도 후각이 익숙해지지 않았다.
낡고 허물어질듯 보이는 건물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공산체제에서는 '내'소유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집도 그저 내가 살고 있을 뿐 내 것은 아니다.
그래서 따로 꾸미지도 않고 크게 불편하지 않으면 정비보수하지도 않는 것이다.
공산체제의 문제는 이것이다.
내것에 대한 애착이 없으면 사람은 본성적으로 무언가를 갖기 위한 노력도, 지키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마르크스가 꿈꾸던 이상향은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는 그런 인간들로 구성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사회다.
그야말로 이상향인 것이다.



그럼 서로 노력하지 않으니깐 모두가 불편할까?
쿠바는 카리브해 한가운데 있는 열대의 섬이다.
해산물과 작물이 풍부한 이런 조건에서 옛 부터 인간은 열심히 살지 않아도 굶어죽을 일이 없기 때문에 천성적으로 부지런한 동네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사회에서는 굳이 아둥바둥 경쟁하며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되는 공산체제가 반가울지도 모른다.
거리의 사람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못사는 티가 줄줄 흐르는 행색이지만 오히려 편안해보이는 표정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몰라도 사람들은 그냥 거리에서 한가하게 노니는 모습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동네를 미국은 스페인에게서 독립시켜서는 착취했으니, 쿠바를 미국에서 경제적으로 해방시킨 카스트로와 체게바라는 미국의 경제재제로 힘든 경제상황에서도 여태 영웅으로 추앙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답답한 것은 외지인들 뿐이다.
서비스란 개념이 없는 동네다보니 친절함, 상냥함은 찾아보기 힘들고 영업시간 이외에는 칼같이 문을 닫아버린다.
그 영업시간이란 것도 짧기 그지없어 뭔가 사려면 영업시간을 잘 보고 찾아가야한다.

아바나공항에서 만난 교민들은 쿠바가 상당히 비싼 동네라며 충고해줬다.
돈을 빠듯하게 환전해서 가다보니 돈을 쓰는데 박해지고 중남미를 오래 여행하다보니 물가가 상대적으로 비싸게 느껴졌다.
그러나 결산을 하면서 냉정하게 돌아보니 쿠바는 절대 비싼 동네가 아니다.



도착한 다음날 아침으로 거리에서 사 먹은 볶음밥과 닭다리 구이. 3.75페소가 들었다.
지리와 물가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먹은 가격대비 효율 최저의 식사다.



가이드북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레스토랑.
고급스러워보이지만 넉넉하게 먹고도 8.65페소가 들었다. 물론 비싸긴 하지만 맛과 질과 양에 있어서 효율은 높았다.









쿠바에는 두가지 화폐가 통용된다.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쿠바페소(단위 CUC)는 컬러의 화폐이다.
환율이 ATM기준으로 1페소에 약 US$1.1.
상점의 가격들은 대부분 이 쿠바페소로 매겨져있다.







그런데 쿠바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MN(Moneda Nacional)이라는 화폐단위가 따로 있다.
MN화폐는 외국인이 사용하는 쿠바페소에 비해 컬러풀하지 않다.
이것은 1페소에 약 23MN정도의 환율을 가진다.
그런데 이 MN화폐를 사용하면 물가가 약 1/10로 떨어진다.
물론 원칙적으로 외국인들은 MN사용이 금지되어있다.
그러나 까사의 주인이나 거리의 환전상을 통하면 어렵지 않게 환전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는 무허가 까사라서 말썽 생기는 것을 꺼리는 주인아주머니가 환전에 난색을 보였고 3박4일 머물면서 그다지 많이 사용할 일이 없어보여서 굳이 환전하지 않았다.











MN을 가지고 있으면 사용할 곳은 많다.
거리에서 피자나 돼지고기 샌드위치, 핫도그 등을 3.5나 4.5MN에 사먹을 수 있다.
넉넉하게 우리돈 500원 정도면 한끼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살사클럽이나 디스코텍의 입장료도 MN으로는 1/10밖에 안된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 외국인들에게서는 페소로만 받기 때문에 실제로 그 가격으로 들어가기는 힘들 것이다.







주말에 공원에 열린 미술품 시장에서 발견한 코코넛 쥬스.
얼마냐고 물어보니 1이라고 해서 1페소를 줬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1MN인것 같다.
코코넛이 지천으로 널린 곳에서 코코넛 하나에 1000원 넘게 받지는 않을것 아닌가?
23배의 바가지를 썼다.











바닷가의 노천카페에서 먹은 쇠고기 볶음 셋트.
맛이 우리나라의 제육볶음과 비슷했다. 약간의 매운맛만 추가하면 영락없는 제육볶음이었다.
가격은 밥과 샐러드 포함해 3.8페소 정도.
음료수 추가하고 세금포함하니 한끼에 5.1페소였다.

이외에도 올드 아바나의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세트메뉴에 4페소 이하의 메뉴를 어렵사리 찾을 수 있다.
제대로 된 한끼 식사에 4000원 이하라면 결코 비싸다고 할수는 없을 것이다.
밥값만 쌀까?



아바나의 명물 모히또(Mojito).
쿠바 아바나에 와서 모히또 한 잔 안마시고 갔다면 쿠바여행 허투로 한거다.
이 모히또도 싸게는 1페소에 한잔 마실 수 있다.
물론 양이 조금 적고 맛이 좀 떨어진다.
그래도 헤밍웨이가 매일 즐겨 마셨던 오리지널 모히또도 4페소다.
평균적인 맛에 평균적인 가격의 모히또는 대개 1.75페소에서 2페소 이하로 마실 수 있다.
맥주도 바에서 한병에 1페소로 마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네 수퍼마켓에서 병맥주 하나 사마셔도 1000원은 줘야한다.
아바나에서는 라이브음악을 들으면서 맥주를 마셔도 1000원이면 된다.
이래도 쿠바가 비싸다고 할 수 있을까?







헤밍웨이의 단골집인 모히또의 원조집.
2페소 이하의 모히또만 보다가 4페소짜리 모히또를 보고는 처음엔 경악했다.
가만 있어도 헤밍웨이 덕에 손님들이 제발로 찾아오니 배짱장사 하는건가?
가게에 들어서도 손님을 맞을 생각을 안한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구경을 하니깐 그냥 두는가보다.
하긴 비싼 가격에 모히또를 포기하고 그냥 돌아가는 사람도 많으니깐 어떻게 보면 자리에 와서 앉으라고 권하지 않아 부담없이 구경만하고 나갈 수 있어 좋을수도 있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바에서 모히또 한잔 마시고 가기 때문에 아예 베이스를 여러 잔 만들어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즉석에서 럼과 얼음을 넣어서 서빙한다.
비싸서 인정하기 싫지만 솔직히 맛은 아바나에서 마신 모히또 중 최고다.






헤밍웨이가 즐겨찾은 또 다른 레스토랑

아바나에 도착한 첫날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으로 주머니에 10페소짜리 세장만 여기저기 분산시켜 꽂고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카메라나 가방 아무것도 메지 않고 아바나 거리로 나섰다.
저녁 7시지만 환하다.
올드아바나의 중앙공원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중앙로를 걸어 바닷가에 다다르니 많은 사람들이 낚시와 수영을 하고 있다.
해가 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옆에 앉아있던 친구가 말을 걸어온다.
내가 스페인어를 못해서 그냥 대충 웃으면서 받아주니깐 혼자서 한참 이야기 한다.
그러더니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같이 가잔다.







한참을 걸어가며 여기는 뭐고 저기는 뭐고 이야기를 해주는데 이야기가 길어지다보니 이 친구 나한테서 뭔가 얻어먹을 속셈이 보인다.
나이트클럽에 가자고 하는데 내가 돈이 없어서 못간다고 하자 실망하는 표정이다.
다시 일몰을 보던 처음 장소로 돌아가는데 옆에 지나가는 동양인 남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한다.
자연스레 담배까지 얻어피는걸 보고 아는 친군가 생각했다.
그들은 일본인이었고 내가 일본어로 물어봤다. 아는 친구냐고.
그랬더니 지금 처음 봤다는 거다. 허허허.
웃기는 친구네-오모시로이 야츠네-라고 하고는 우리끼리 웃으니 쿠바 친구는 영문을 모르고 쳐다본다.
이 친구 우리에게 뭔가 얻어먹을 속셈이다, 이쯤에서 헤어지는게 나을거 같다고 이야기하자 공감하는 눈치다.
적당히 핑계를 대고 돌아가려고 하자 쿠바 친구 내일 8시 여기서 만나 클럽에 가자고 한다.
그러자고 했지만 나갈 생각은 없다.
아마 그 친구도 안나올꺼다. 원래 이 동네-중남미 친구들이 그렇다.







일본인 친구들과 중앙공원으로 걸어가다보니 쿠바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나는 하루 15페소에 방만 쓰는데 그 친구들은 15페소에 아침 저녁까지 먹는다고 한다.
어디서 찾았냐고 하니깐 가이드북에 있다고... 이럴땐 일본의 정보력이 부럽다.
숙소로 돌아가는 갈림길에서 내일 시내구경을 같이 하지 않겠냐고 물어보고 좋다고 하길래 10시에 중앙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다음날 10시 10분전에 공원으로 나가서 기다리는데 20분이 지나도 안온다.
공원이 넓다보니 못찾나 싶어서 공원을 돌아보는데 다른 동양인 남녀가 보인다.
이야기를 걸어보니 한국인이다.
부부인데 함께 세계일주를 한다고...
결혼해서 이렇게 나오기도 힘들텐데 참 부럽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보니 11시가 넘었다.
일본 친구들에게 바람을 맞은건지 서로 길이 엇갈려 못만난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본인 친구들과 합류하는 것은 포기하고 이 부부와 함께 다녔다.
이 날 점심을 함께 먹고 저녁에 다시 만나 함께 삼바 클럽에 가려다가 음악을 듣는 곳이 아닌 춤추는 곳임을 알게 되어 몸치 셋은 좌절해서 그냥 돌아왔다.
다음날 저녁식사와 간단히 모히또까지 함께 한잔 하며 낯선곳에서 심심치않게 보낸걸 보니 첫날 쿠바친구를 만날 때부터해서 징검다리로 죽 이어져온 것이 이 부부를 만나기 위해서였나보다.

진표씨, 미정씨 이 글 보고 있죠?
힘내세요 홧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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