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07 Khao san Road
  2. 2008/12/06 Pipi island

Khao san Road

2005년 EBS의 다큐멘터리 공모 당선작이 방송을 탔다.
태국 방콕의 카오산 로드라는 여행자 거리에서 장기여행중인 여행자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의 삶을 보여준 것.
당시 그 다큐멘터리는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다큐멘터리 제작자는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책으로 발간하였다.
2006년 'On the road(부제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이란 책은 여행부문 서적에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꿰찬다.

삶에 지친 사람들,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 쳇바퀴도는 삶에 싫증 난 사람들이 책에 등장한 여행자들의 용단에 부러움의 눈길을 던지고, 그들의 여행으로 대리 만족을 느끼고, 더 나아가 짐을 꾸리는 사람들까지도 나타났다-필자의 이야기는 아니다. 필자는 여행준비 중 이 책을 만났다.

다큐멘터리를 보지 못한 나는 책의 내용만으로 여행자거리를 머릿속에 그리고 히피스런 여행자들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여행자거리는 필시 각국에서 온 자유로운 배낭여행자들로 넘쳐나 생동감 있고 약간은 빈티지한 느낌이 날것 같았다.
여행자들은 후줄근한 차림으로 때로는 그림을 그리며, 때로는 거리공연을 하며 용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으로 한끼를 해결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내딴엔 이런 모습이 낭만적인 여행의 모습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여행을 하며 이런 모습의 거리를 몇 번 만나왔다.
바쁜일정으로 여행자들과 온전히 섞이진 못했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며 편안해짐을 느끼며 나도 마냥 눌러앉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방콕에 도착해 카오산 로드를 찾는 내 마음은 기대로 가득했다.





푸켓에서 오후 3시경 버스를 타고 새벽 6시가 채 안된 시간에 방콕의 버스터미널에 내려서는 카오산 로드로 향하는 버스를 찾았다.
푸켓에서 카오산 로드까지 바로 데려다주는 버스가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볼 때 또 이리저리 버스를 갈아태우며 밤새 사람을 지치게 만들지도 몰라 공영버스를 이용하였다.
아직도 캄캄한 새벽인데 학생들은 벌써 등교를 하고 있었고 버스들도 분주히 다니고 있었다.
버스에 타면서 차장에게 카오산 로드를 외쳐뒀더니 근처에 도착하자 내리라고 알려준다.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카오산 로드가 나올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다.
10여분을 해메다가 드디어 카오산 로드의 입구에 들어섰다.









이른 시간인데도 호객꾼이 붙어서 방을 찾냐고 물어온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찮다.
배낭여행자들의 거리이고 숙소도 많으면 자연스게 가격도 낮을거 같은데...
됐다면서 그냥 가려고하니 방이 없다며 가봐야 소용없다고 한다.
호객꾼의 뻔한 수작이라 생각하고 카오산로드를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방이 없다. -_-;
1월 초의 관광 성수기...
간혹 방이 하나씩 있기도 했는데 아주 비싸거나 혹은 방이 너무 허름하거나 둘중에 하나다.
30분 정도를 헤매어서 방을 잡긴 했지만 다소 비싼 느낌이다.





오전까지 카오산 로드는 한산하다. 별다르게 볼 것도 없고 사람들도 다니지 않는다.
여행자들로 활기찰 것이라 생각했던 모습과 너무 다르다.
숙소에 무선 인터넷이 있어서 그동안 밀렸던 일들을 처리하고 점심때가 되어서야 나서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좀 보이기 시작한다.

찬찬히 돌아보니 카오산 로드에서 큰 길 하나 건너에 식당이나 숙소들이 더 많이 보인다.
노점상도 많아 저렴하게 한끼 때우기에도 좋다.
카오산 로드에서 지낸 이틀간 노점상에서도 몇끼를 해결했지만 딱히 맛있는 곳을 발견하긴 힘들었다.
단지 저렴하다는 것?-그것도 현지인들의 시장 같은 곳에 비하면 비싼 가격이지만...



사실 한 골목만 벗어나면 제대로 된 식당에서도 저렴한 식사를 할 수 있다.
노점상이라고 딱히 저렴한 것도 아닌 것이다.



카오산 로드에는 미용실과 마사지샵들이 즐비하다.
마사지의 가격은 1시간에 7~80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원래 카오산 로드는 저렴한 숙소와 식당,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태국 문화들로 여행객들에게 인기를 얻었겠지만 이젠 모여든 여행객들 덕분에 가격들이 너무 올라버렸다.
이젠 왜 여행자 거리가 되었는지 유래는 사라져 버리고 이젠 단순히 여행자가 많이 모여서 명물이 되어버린 단지 화려한 거리로 바뀌어버렸다.



저녁이 되면 많은 노점상들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제부터가 진정한 카오산 로드의 모습인 것 같다.
낮에는 보이지 않던 활기가 보인다.













카오산 로드는 기대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여행자의 거리라기 보다는 관광명소가 되어버려 단지 향락적인 모습만이 눈에 띈다.
역시 책은 현실을 반영한 것 보다는 보기 좋게 꾸민 것에 지나지 않나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ipi island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베스트4에 든다는 피피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했던 비치(the Beach)라는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한 덕분에 그 유명세를 더욱 날리고 있다.
이 피피섬으로 가는 길은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유명한 휴양지인 푸켓으로부터 가는 것이고 하나는 크라비로부터 들어가는 것이다.
거리는 둘이 비슷하다.
피피섬에서 며칠을 보내기도 하지만 푸켓이나 크라비에서 당일치기 투어를 이용해 잠시 들르기만도 한다.

페낭에서는 크라비나 푸켓까지 이어주는 버스를 배낭여행자 숙소나 여행사에서 예약할 수 있다.
거의 하루종일을 이동해야하는데 그것도 큰 버스로 한번에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승합차 같은 버스로 이동하며 중간 중간 큰 도시에서는 차를 갈아타야한다.
아무래도 비용절감을 위한 방안 같은데 덕분에 승객은 하루 이동하면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린다.
대신 말레이시아에는 저가항공사인 Air-Asia가 있는데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싱가폴, 태국, 베트남 등의 주요도시를 저렴하게 이어준다.
현지 버스에 비한다면 5~6배의 가격이지만 항공편으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라 길 위에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적극 고려해 볼만하다.



크라비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5시경.
피피섬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배는 이미 떠났다.
하는 수 없이 크라비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아침 일찍 피피섬으로 들어갔다.





크라비에서 피피섬까지는 배로 약 한시간 반이 소요되며 배는 하루에 세 번 있다.





역시 태국은 여행보다는 관광 내지 휴양으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런 바닷가나 섬들은 완전한 유흥 분위기다.







피피섬은 두개로 이루어져 있고 큰 섬에는 많은 리조트와 상점들이 들어서 있어 들뜬 분위기이다.
작은 섬에는 숙소는 없지만 해변에서 캠핑을 하는 투어가 있다.
흔히 말하는 아름다운 섬이라 함은 작은 섬을 지칭하는 것이지만 피피섬을 찾는 사람들에게 절경은 이미 두번째 순위로 밀려나 있다.
그들에겐 큰 섬에서의 밤문화가 더욱 큰 관심거리인 것이다.







유명세에 걸맞게 관광성수기인 12월에서 1월 사이에는 엄청나게 비싼 숙박료가 책정된다.
그나마도 방이 없어서 못찾을 지경이다.
섬 깊숙한 곳까지 올라가면 그제서야 비교적 저렴한 숙소에 방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휴가철인 7~8월에는 다소 숙박료가 내려가며 혹시 이 곳에서 스쿠버 다이빙 오픈워터코스를 이수할 예정이라면 다이빙 스쿨의 저렴한 숙소를 이용할 수도 있다.











2004년 쯔나미때 해안이 모두 쓸려가면서 많은 인명 피해를 내고 마을은 절반 이상 바닷물에 떠내려갔다.
아픈 기억때문인지 섬 곳곳에는 쯔나미 상황에서 대피할 경로를 표시한 그림이 걸려있다.







큰 섬의 해변은 그다지 넓지도 않고 아름다운 편도 아니다.
솔직히 왜 그렇게 유명한지도 모르겠다.
1월인데도 꽤나 덥다.
30kg의 짐을 앞 뒤로 짊어지고 숙소를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열사병에 걸렸나보다.
기운도 없고 의욕도 없고...
그냥 어슬렁거리며 섬 분위기만 파악하다가 작은섬으로 가는 투어를 신청하고는 뻗어버렸다.















해변에 드러누워 햇볕을 즐기는 서양 여인네들은 노플리스 차림으로 므흣한 장면들을 많이 연출하기도 하지만 훈훈한 몸매를 지닌 선남선녀는 그다지 없다.
아시아는 서양인들에게 단지 저렴한 유흥가일 뿐이다.
이런 곳에 놀러오는 인생들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들이다.
정말 눈이 휙휙 돌아갈 훈남훈녀들을 보고싶다면 코파카바나나 마이매미 본다이 이런 곳으로 가야한다.







저녁이 되어 좀 선선해지자 다시 기운을 내어 해변으로 나가보았다.
낮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거리 곳곳에는 파티가 벌여져 관광객들은 흥청거리며 즐기고 있다.
부두가 있는 남쪽 바닷가를 따라서는 노천 술집이 벌여졌다.
각종 꼬치와 닭구이 등이 냄새를 풍기며 불 위에 올려져있다.
입맛이 동하기 시작했지만 또 혼자서 먹으려니 딱히 당기질 않는다.



거리 곳곳에는 조그만 플라스틱 바스켓에 빨대를 꽂고 뭔가를 마시는 사람들이 보인다.
뭔가 싶었는데 가게 앞을 보니 그것이 진열되어 있었다.
위스키나 보드카 등의 독한 술과 레드불스-우리나라의 박카스와 비슷하다- 그리고 탄산음료 캔이 바스켓에 담겨있다.
그 중 하나를 선택하면 바스켓에 얼음을 채우고 술과 음료들을 섞어 빨대를 꽂아 파는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버킷(bucket-바스켓과 동의어)이라고 불렀다.
우리의 폭탄주와 비슷한데 그걸 굵은 빨대를 꽂아 여러사람이 함께 마시는 모습은 다소 우습기까지 하다.

낮에는 해변에서 일광욕이나 즐기다가 밤이 되면 술판을 벌여 먹고 즐기는...
피피섬의 모습은 이러한 환락가 그 자체였다.

다음날은 작은섬으로의 투어다.
하루종일 운영되는 투어도 있지만 오후부터 시작되는 한나절짜리 투어로도 충분하다.







저기 보이는 저 섬이 영화 '비치'의 촬영장소인 것이다.













여기는 제비집을 채취하는 곳이라고...
중국에서는 3대 진미에 꼽히는 귀한 식재료이다.





근처에는 스노클링 포인트가 있다.
어린 애들은-20대 초중반으로 보인다- 겁 없이 그냥 물속으로 뛰어들었지만 소심한 필자는 조심조심 바닷물로 들어갔다.









안그래도 물고기들이 많은데 물고기를 모으기 위해 밑밥을 더 던지고 있다.
이걸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물고기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에겐 악몽이라고... ^^;













섬을 한 바퀴 돌아 만으로 들어서자 조용한 해변가에 많은 사람들이 놀고 있다.





주위는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편으로만 수평선이 보이는 이런 곳은 역시 영화의 무대로 딱 맞춤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캠핑투어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녁이 다 되어 배는 큰 섬으로 돌아간다.
바다에서 보는 노을은 또 환상적이다.
피피섬은 기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섬에서의 화려한 밤은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겐 꽤 괜찮은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 같다.
푸켓에서만 머물지 말고 피피섬에서 하루 정도는 묵어갈 것을 권한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