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12/04 Alaska ferry

Alaska ferry

알래스카 남동부는 복잡한 지형과 개발제한으로 인해 육로 이동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도시들이 해안을 따라 형성되며 이 도시간의 이동은 선박과 항공이 주가 된다.
그나마도 비행장을 만들 수 없어서 수상비행기가 주로 다니는 것이다.
그러나 비행기는 긴급상황에서의 수단이고 일반적으로는 선박이 주요 교통수단이다.

알래스카에는 많은 선사들이 여러 도시를 잇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선사가 알래스카 마린 하이웨이(Alaska Marine Highway)이다.
크게는 휘티어에서 캐나다의 프린스루퍼트까지 이어주는 장장 4박5일의 크로스걸프(Cross gulf)까지 제공하는 대형 선사로 페리 터미널까지 따로 갖추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이 페리요금도 결코 적지 않다.
크로스 걸프의 경우 침실까지 예약하면 40만원에 육박하는 요금으로 이 돈이면 조금 더 보태어 차라리 크루즈를 하는 것이 나을 정도이다.
어쨌든 일정상의 이유로 크루즈를 예약했다 취소하고 크로스걸프도 예약했다 취소하는 등 닭짓을 여러차례 하다가 결국 준오에서 프린스루퍼트까지 가는 페리로 정착했다.













페리는 생각보다 시설이 잘 갖춰져있고 쾌적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공동 욕실도 갖춰져있고 최상층의 리클라이닝룸의 경우 좌석간의 공간이 넉넉해 침실을 예약하지 못한 사람은 거기에 침낭을 펴고 자리잡아 잠자리를 마련한다.
상갑판에는 또한 넉넉한 공간이 있어서 캠핑족의 경우 상갑판에 텐트를 치고 지내기도 한다.
초성수기에는 상갑판에 형형색색의 텐트가 텐트촌을 이루는 진풍경을 볼 수도 있다.











식당은 다소 가격대가 높긴 하지만 원래 높은 알래스카의 물가를 고려하면 완전히 개념을 벗어난 가격은 아닌지라 계획적으로 매식한다면 그다지 크게 지출을 오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승선 전에 일용할 양식을 충분히 마련해 배에 오르는 것이다.
같은 배에 탄 승객중 맥시칸 일가가 있었다.
인원도 열댓명의 대규모 그룹인데 좋은 자리는 일단 모두 확보해서 잠자리를 다 꾸며뒀고 사흘간 마실 물과 컵라면, 기타 여러 식료품을 거의 창고수준으로 쌓아두고 있었다.
페리 여행을 많이 해봤는지 아주 제대로 경제적으로 여행하고 있었다.



각설하고 페리여행은 비교적 이동이라는 목적에 충실한 여행법이지만 그래도 부수적인 즐길 거리가 있다.





선수부에 자리하고 있는 전망룸.
침실에 묵는 사람들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여기서 보낸다.
여기서 보면 항로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고 여러 해양생물들도 관찰할 수 있다.
최고스타는 바로 혹등고래(Hump back whale).
한번씩 이 거대한 생물체가 물 밖으로 솟아올랐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다시 물속으로 잠길때면 모든 사람들이 망원경을 들고 창가로 모여든다.
그러나 쉽게 볼 수는 없다.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고래는 한번만 점프하는 것이 아니다. 그 근방에서 몇번이고 뛰어오른다.
운 좋게 배 가까이서 솟아 올랐다 해도 페리는 고래를 보기 위해 운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묵묵히 갈길만을 갈 뿐이고 다음번에 솟아 오를땐 이미 고래에서 많이 멀어져있다.







힘들게 고래를 포착했지만 너무 멀다 OTL
고래 사진을 보면 주로 꼬리만을 찍은 사진들이 대부분인데 실제 찍어보니 이유를 알만하다.
고래가 예고를 하고 뛰어오르는 것도 아닌데 어디서 뛰어오를지 모를 고래의 앞모습을 잡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고래가 뛰어오르는 포착해 셔터를 누르면 몸통은 이미 물속에 잠기고 꼬리만 보일 뿐이다. ^^;



































아무튼 이런 여러가지 부수적인 재미까지 즐기다보면 페리는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있을 것이다.
티켓은 승선할때만 검사하고 하선당시엔 따로 체크하지 않는다.
이를 악용하면 표는 짧게 끊고 멀리까지 갈수도 있는 것이다.
각자의 양심에 맡길 따름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