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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7 Firenze

Firenze

이탈리아 도시중에는 두개의 이름을 가진 도시가 많다.
하나는 이태리식 이름, 다른 하나는 영어식 이름.
그래도 베니스-베네치아, 볼로냐-볼로네즈 같이 비슷한데 피렌체는 플로렌스라고 영 다르게 불리운다.
처음 유럽여행을 할 당시 사람들이 플로렌스를 갔나고 물어보길래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쪽 이야기인줄 알고 안갔다고 했다가 나중에서야 피렌체를 말하는 것임을 알고 웃은 적도 있다.





피렌체의 아르노강과 베키오 다리.

피렌체는 15세기 이탈리아의 상업중심이었다.
바로 막강한 메디치가(家)의 근거지가 바로 피렌체였던 것이다.
메디치가는 돈에만 집착한 돈벌레 집안은 아니었다.
예술에 관심이 많아 미술 작품들을 수집하고, 유명한 예술가들을 후원해 그들로 하여금 많은 작품을 낳게 도왔다.
메디치가가 없었다면 르네상스도 없었을 것이고 유럽의 중세 암흑기는 좀 더 길어졌을지 모른다.
메디치가는 그야말로 인류에 큰 공헌을 한 것이다.





이런 메디치가의 사적(私的)소유 예술품 만으로 차려진 미술관이 우피치 미술관이다.
사실 우피치 미술관은 그 건물 규모만으로 보자면 이름에 걸맞지 않게 초라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걸어서 샅샅히 돌아다녀도 두시간이면 차고도 넘친다.





우피치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오전에 들어가서 여유있게 돌아보기 위해서는 최소 두시간에서 세시간을 기다려야한다.
미술관에 입장해 있는 인원의 수를 제한해 쾌적한 관람을 하게 한다는 구실로 사람을 기다리게 한다.
한편으로는 그럴듯해 보이는데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하면 대기시간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
그런데 예약비가 따로 더 든다는 사실.
그러니 사실상 예약시스템은 급행료를 받겠다는 의미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우피치에 상시전시된 작품 중 누구나 한 번쯤은 본 유명한 작품이라고 꼽을 수 있는 것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정도랄까?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 유명한 작가들의 전시실이 마련되어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필생의 역작이라고 할만한 작품은 걸려있지 않다.
그러나 우피치 미술관은 르네상스 그 자체로, 우피치가 갖는 미술사적 의미는 인상파 등 근대미술의 시작점으로 볼 수도 있겠다.
비록 입이 쩍 벌어지게 화려한 컬렉션을 자랑하지 않아도, 압도적인 규모로 사람은 놀래키지 않아도 세상 어느 미술관보다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는 곳이 우피치이고 그럴 가치가 있는 곳이 우피치다.

필자가 미술에 관심이 많다거나 조예가 깊어서 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고 인류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의미에서 그 가치를 되새겨보는 것이다.
더불어 부자도 존경받을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된다.
-사실 비싼 입장료에 더해 예약 시스템까지 보면 그들의 후손들은 돈독이 오른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





우피치미술관을 나서 피렌체 두오모로 향하다보면 다비드를 비롯 여러 유명 조각들의 복제 거상(巨像)들을 볼 수 있다.
오리지널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탈리아 최고의 예술도시에 왔음을 실감할 수 있게한다.







피렌체는 유럽의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큰 도시는 아니다.
볼거리 역시 두오모를 중심으로 퍼져있어 시내관광에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피렌체 두오모는 바디칸의 성 베드로 성당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다.
그 규모역시 메디치가의 영향력 덕분이다.
교황자리까지 욕심을 내었던 메디치가가 성 베드로성당 보다 큰 성당을 짓지 못한 이유는 오로지 교회법 때문이다.







비록 규모는 바티칸보다 크지 못하지만 겉모습과 내부장식은 바티칸 못지않게 화려하게 꾸며져있다.
피렌체 두오모가 유명해진 계기로는 일본영화 '냉정과 열정사이(冷情と熱情の間)'라는 영화를 꼽을 수 있겠다.
거기서 남자 주인공이 피렌체 두오모의 복원작업을 했다고...
그래서인지 피렌체에서는 이 영화와 관련된 상품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미처 그 영화를 보지 못한게 아쉽다.



2007년에는 유럽 어디에서나 이렇게 중요 관광상품들에 뭔가를 작업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2008년이 유럽 방문의 해라서 2007년에는 모두 이렇게 다소 흉물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도 덕분인지 많은 성당을 비롯한 오래된 건물들이 깨끗하게 때를 벗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 한가지 피렌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가죽제품이다.
이태리에서도 가죽제품이 가장 저렴한 곳이 바로 피렌체...
두오모의 광장에서 뻗어나오는 여러 아케이드에는 많은 부티끄들이 늘어서있지만 그보다도 훨씬 많은 수의 노점상들이 시장 주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물론 그들이 부르는 가격을 곧이 곧대로 믿으면 바보된다.
한 절반까지는 깎을 수 있다.
그렇다고 가격을 깎는데만 집착해서도 안된다.
꼼꼼하게 바늘땀 하나하나 챙겨보고 가죽에 생채기는 없는지 잘 살펴보자.
가죽의 질을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우리나라에서 허접한 가죽점퍼 사는 것 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질 좋고 디자인 좋은 이태리산 가죽자켓을 구입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피렌체에 갔을 때 옵션으로 하는 것이지 가죽 쇼핑이 필수코스는 아니다.
그러나 이태리까지 가서 명품 아울렛이나 둘러보는 것 보다는 훨씬 영양가가 있다.



피렌체에서 한시간 거리에는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가 있다.
볼것이라고는 달랑 사탑 하나 뿐이지만 기울어진 탑을 실제로 보는것도 나름 의의가 있는데다 시간이나 비용이 크게 부담되지 않으니 너댓시간 짬을 내어 둘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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