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apurna Trekking - Day 8 & Epilogue
- 8일차
드디어 트레킹 마지막 날.
애초에 아흐레를 예정하고 떠났지만 걸음이 빠른 일행들 덕분에 하루가 단축되었다.
푼힐전망대의 일출이 아쉬워 하산 길에 다시 들를까도 생각했지만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고 ABC에서 만족할만한 경관을 봤기 때문에 굳이 다시 찾지 않기로 했다.
오늘 하루는 거의 내내 내리막을 걸어야한다.
일반적으로 ABC트레킹은 간드룩이나 란드룩을 거쳐 이틀이나 사흘에 걸쳐 촘롱까지 오르지만 우리는 가로질러서 나야폴까지 내려가기로 했다.
마지막 날 우리가 떠난다니 마치 놀리듯 맑게 개인 하늘아래서 안나푸르나가 빛나고 있다.
진작에 좀 보여주지...



산그늘에서 아침 햇살을 받기 시작하는 산마을들이 영화속 풍경처럼 다가온다.
촘롱 바로 아랫마을은 지누.
여기도 온천으로 유명하지만 일정상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뉴브릿지, 큐미까지 가이드가 산정한 시간보다 빨리 지나갔다.
하산길에서는 내 걸음이 그다지 더디지 않아 오늘 일정은 무리없이 소화될 듯 싶다.
그런데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강선생님의 포터가 사라진 것이다.
점심을 먹자는 것을 마을 하나 더 가서 먹자고 했더니 삐진듯 하다고...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받을 돈이 있는데 무책임하게 사라질까하고 일단은 나야폴에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점심식사를 하고 잠시 쉬고 있는데 맑은 하늘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햇살이 쨍쨍한 하늘에서...
마지막날까지 비를 맞추는건가?
샤울리바자르를 지나자 마오이스트들이 트레커들에게 삥 뜯는 모습이 보인다.
영수증을 보여달라길래 사흘짜리라 유효기간이 지났음에도 당당하게 들이대었더니 무사 통과다.
그리고 강선생님의 포터도 발견했다.
네팔어로 대화를 주고받아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우리 포터가 뭔가 나무라는듯 하자 그 포터는 나름대로 항변하는듯 하다.
아무래도 나이가 어려 책임감이 좀 덜한듯하다.
포터를 고르는데도 신중해야 하겠다.
이윽고 비레탄티에 도착하자 비로소 사람사는 동네에 온 듯한 느낌이다.
8일간 롯지의 비싼 물가때문에 먹고 싶은거 마시고 싶은것도 제대로 못 즐겼는데 나야폴에 도착해 콜라 한병을 주욱 들이키니 행복하기까지하다.
그러나 마지막까지도 편하지 못한 것이 바로 포카라까지의 이동.
포카라에서 나야폴까지의 택시요금의 두배 이상을 부르는 것이다.
모두들 지쳐서 흥정할 기운도 없는데다 다섯명이 한 차에 타는 것이라 그냥 줘 버리고 탔다.
그렇게 우리의 8일간의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마무리 지어졌다.
- Epilogue
필자가 등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길게 간 산행이래야 지리산과 밀포드트랙 밖에 없다.
그래서 비교대상도 둘 밖에...
ABC로의 산길은 긴 오르막과 긴 내리막이 반복되는 다소 힘들고 지루한 길이라 우리나라 산에 비해 더 힘이 들었다.
그러나 깎아 지르듯 급한 경사의 산세와 그 안에 마을을 형성해 사는 네팔사람들을 보는 것은 독특한 경험이었다.
롯지의 물가는 네팔 물가와 비교하면 살인적으로 비싸다.
최소 네배에서 여섯배에 이른다.
물론 인력으로 져 날라야하는 것을 생각하고 우리나라 물가와 비교해보면 비싸다고 투정부릴 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그 가격이 매년 급격히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비싼것 뿐이라면 감수할 수 있다.
그러나 트레커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트레커들을 보면 아이들은 우루루 몰려나와 "나마스테~"하고 인사한다.
그러나 그것은 객을 환영하는 인사가 아니다.
끝에 꼭 "Sweet~"이 붙기 때문이다.
여행객들이 오며가며 아이들이 귀엽다고 사탕이나 초콜렛이나 껌을 주자 그 재미에 트레커들에게 들러붙는 것이다.
'아이들도 귀여운데 좀 준비해가서 주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가?
그게 나쁜 버릇으로 남는다.
개중에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면 주먹으로 치고 발로 걷어차고 잡아 흔드는 아이들도 있다.
길바닥에 가로누워 엉엉 울며 못지나가게 하는 아이들도 있다.
노골적을 돈을 요구하기도 하고 동전을 주면 이딴거 주냐고 보는 앞에서 집어던지는 아이들도 있다.-이건 들은 이야기지만...
그 아이들이 처음부터 그랬겠는가?
동네에서 좀 더 큰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고 '아! 저러면 되는구나' 하고 따라하는 것이지...
아이들에게 자꾸 뭔가를 주면 거지근성만 키우게 되기 때문에 아예 안줘야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꼬마아이들뿐만이 아니다.
인사를 하고 꼭 뒤에 뭔가를 바라거나 요구하는 사람들을 트레일 곳곳에서 만나다보니 누가 인사하는 것도 반갑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을 시달리다가 마지막 샤울리 바자르를 지나오는데 동네 사람들이 일하다가도 '나마스테'하고 인사를 한다.
길거리에서 놀던 아이들도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처음엔 경계를 했지만 이내 그들은 순수한 인사를 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자 그들을 경계하는 눈빛으로 봤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왜 멀쩡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드냐고?
솔직히 뭔가를 요구하는 것 보다 사람이 사람을 못 믿게 만드는 것, 그게 더 짜증이 난다.
네팔의 산 마을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야한다.
자기네들은 지금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있다는 것을.
트레킹을 마치고 포카라에서 쉬려고 했지만 몸 컨디션이 생각보다 좋아 하루 일찍 카트만두로 떠나게 되었다.
원래 포카라는 주위를 둘러싸는 안나푸르나 고봉들로 멋진 경치를 보여주고 페와호수에 비친 안나푸르나는 그야말로 절경이라고 했다.
그러나 포카라에 머물면서는 한번도 보지 못한 히말라야 고봉들이 떠나는 마지막날에서야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떠나는 걸음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봐서 다행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안녕하세요~ 성미니와이프입니다!! ^^
따로 로긴하긴 귀찮아서..
저 안나푸르나트레킹 너무하고 싶은데
여행기 읽다보니 제 가슴이 다 시원한데요~~
저희가 가는 시기가 2월에서 3월초라 추워서 등정을 못할까 걱정도 되고..
하지만 꼭 포카라라도 가보고 싶어요 ^^
여행기 읽으며 이 분 뭐하는 분인가 싶었어요.
글도 사진도 너무 멋져서..
자주 놀러올께요!!
포카라도 좋아요.
거기서 일주일씩 보내는 사람도 있으니깐...
3월 정도면 추위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거 같은데 눈이 미처 녹지 않아 길이 험할거 같네요.
일단 포카라 갔다가 상황 봐가면서 결정하면 될거 같네요.
아니면 푼힐 정도라도 짧게 다녀오면 될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