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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0 Lake Louise

Lake Louise



비취 빛의 호수를 안고 서 있는 한가로워 보이는 건물 하나.
혹은 시점을 달리해 성 뒤로 호수가 펼쳐진 듯한 풍경.
달력에서 한 번쯤은 본 사진일 것이다.
익숙하지만 어디인지 모를 이 곳이 바로 루이스 호수(Lake Louise)이다.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Chateau-성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정말 동화속에 나오는 성 같은 모습의 호텔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지만 정작 투숙객의 수 보다도 단순 방문객의 수가 더 많다.
그러다보니 투숙객 이외에는 식당과 카페테리아의 사용이 제한된다.
물론 인기가 많다보니 이 호텔에 예약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빙하가 암반을 침식하며 생긴 록플로워(rock flour : 암분)가 녹아 있어 호수의 물은 맑거나 투명하지 않고 가까이서 보면 혼탁해보인다.
그러나 멀리서 보면 록플로워에 반사된 빛이 에메럴드 혹은 비취 빛으로 보여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루이스 호수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다면 카야킹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호수를 가로질러 끝까지 간다면 한시간 정도는 걸릴 것 같다.





호수 주위로는 산책로가 마련되어있어 호수를 따라서 걸을 수 있다.
걸어서 대략 45분 정도가 소요된다.
호수주위의 절벽과 저 멀리 보이는 빙하가 현실이 아닌 양 펼쳐져 있다.

투어버스는 루이스호수에서 잠깐 시간을 보낸 다음 터미널로 데려다 주었다.
첫 날은 간단히 루이스호수의 맛만 보고는 관광안내소에서 트레킹 코스를 추천받고 다음날 본격적으로 트레킹에 나서기로 했다.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에서는 야생동물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이런 카리부나 무스 역시 위험할 수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면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다.
문제는 곰이다.
웬만하면 혼자서 다니지 말 것이며 이 곳의 곰들은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므로 종을(Bear bell) 매달아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다니거나 여러 명이서 소란스럽게 다니면 피해가므로 참고하도록 한다.



하필이면 트레킹을 하기로 한 날 비가 내린다.
몸은 지쳐오는데다 비가 오니 그냥 쉬고 싶은 유혹도 손길을 뻗어왔지만 9시가 넘어 비가 그치자 미련없이 털고 일어났다.
그러나 호수 주위의 봉우리들은 사진 처럼 구름 속에 가려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래서야 그냥 운동을 위한 등산밖에 안되지 않는가?
그래도 호수와 페어몬트 샤토 호텔을 한번에 담은 사진을 얻기 위해 호수 맨 안쪽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호수 안쪽은 구름에 싸여 오리무중이다.
이렇게까지 구름이 낄 수 있나?







길은 가파르지 않다.
그야말로 산길을 걷는 기분으로 할 수 있는 트레킹인데 문제는 말을 타고 들어가는 사람들이다.
말들이 길 중간중간에 서서 변을 지려놓는데 참으로 고약하다.
그걸 또 말들이 짓밟고 다니니 거의 길 전체가 말똥으로 덮히기도 한다.















마침내 호수와 호텔이 내려다보이는 지점까지 왔다.
그러나 생각했던 구도는 나오지 않는다.
결국 트레일을 벗어나 좋은 구도가 나올 때까지 돌무더기와 자갈밭을 해매고 다녔다.





트레일을 벗어나 봉우리 아래 가까이 가니 더 웅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구름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아무리 돌아다니며  찍어도 달력에서 본 듯한 그런 구도는 나오지 않는다.
돌아와서 사진들을 찾아보니 호텔이 호수를 업고 있는 것이 반대방향에서 찍은 것이다.
반대편 산으로 올라갔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호수 주위와 빙하를 둘러보기 위한 것이라면 호수쪽으로 도는 것이 맞다.

거의 세시간을 트레킹 했더니 지친다.
유스호스텔에서 호수까지 오가는 시간까지 하면 거의 다섯 시간.
완전히 지쳐서 바에서 음료수를 시키는데 스텝이 동양인이다.
어디서 왔는지 살며시 물어보니 한국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온 학생이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워홀러들이 대도시에서 알바를 하며 한인촌에 머물고 영어 학원이나 다니는 것과는 달리 한국인이 거의 없는 이 곳에서 혼자서 현지인들과 지내고 있다.
일년의 반은 정신없이 바쁘지만 나머지 반은 일이 없어서 그냥 논다고...
보통의 우리나라 워홀러들은 이런 곳이 지루하다며 기피하지만 그녀는 캐나디언 로키를 즐기고 있었다.
워킹홀리데이 제도는 이렇게 여행을 즐기는 것이 주가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워홀 제도는 왜곡된 모습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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